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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민생제일주의 실천 자부”…취임 100일 이재명, 사법 리스크엔 ‘침묵’[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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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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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선, 민생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왔다고 자부합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과 민주, 투트랙을 중심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며 취임 100일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을 비롯해 시급한 민생 중점 법안들을 처리했다”며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회복 긴급프로그램 같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과 정책들도 추진 중이다. 초부자감세, 비정한 특권 예산에 맞서 따뜻한 민생 예산 관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 중이다. 정당 사상 최초인 중앙당사 당원존, 국민응답센터로 소통을 강화했다”며 “당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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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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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 대표는 이날 ‘민생제일주의 실천’을 자평했다. 지난 8월 28일 민주당 역대 최고 득표율인 77.77%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뒤 전면에 내세웠던 ‘민생’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혹평했다. 그는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했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권은 무능, 무책임, 무대책으로 민생경제 파탄, 국민안전 위협, 민주주의 퇴행, 한반도 평화 위기를 자초했다”며 “정부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야당파괴’라고 언급했을 뿐 최측근들의 구속 등과 관련해 유감 표명 등 구체적 발언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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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정청래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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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취임 이후 민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이날 취임 100일과 관련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잡지 않고 최고위원회의 발언으로 갈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경우 이 대표가 강조하는 민생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불만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들이 구속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당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일단 이 대표는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지난 100일처럼 앞으로도 실용적 민생 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서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며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민주당의 길을 가겠다. 멈추지 않고 민주당의 새로운 역사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당내 입지는 향후 검찰 수사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 따른 위기감으로 단일대오가 유지되고 있지만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등 수사 강도를 높일 경우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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