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내전' 된 월드컵…손흥민과 16강 맞붙는 친구 누구

16강에서 만나게 된 브라질 히샤를리송(왼쪽)과 손흥민. AFP=연합뉴스

손흥민과 친구들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 핫스퍼 선수가 카타르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확률도 높다.

토트넘은 이번 월드컵에 11명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맨체스터시티(16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4명), 리버풀(12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토트넘 선수들이 뛰고 있는 나라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30)을 비롯해 해리 케인(29)과 에릭 다이어(28·이상 잉글랜드), 프랑스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36) 등 8명의 조국이 조별리그를 넘어 16강에 올랐다. 토트넘 선수 중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확률도 높아졌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 토트넘 동료 벤탕쿠르와 대화하는 손흥민(왼쪽). 뉴스1

토트넘 선수들끼리의 맞대결도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 로드리고 벤탕쿠르(25)와 맞대결을 펼쳤다. 절친한 사이지만 경기 중 1대1로 대처했을 때 양보 없는 경기를 치렀다. 0-0 무승부로 끝난 뒤 둘은 믹스트존에서 만나 뜨겁게 포옹했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다득점까지 따진 끝에 한국이 H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우루과이는 3위는 탈락했다.

손흥민은 16강에서 또 한 번 팀동료를 만난다.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25)이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히샤를리송은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렸다. 특히 두 번째 득점 때는 환상적인 시저스킥을 선보였다. 이미 16강행을 확정지은 뒤 치른 카메룬과 최종전에선 출전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지난 6월 평가전에서도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당시 에버턴 소속이었던 히샤를리송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브라질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6개월 만의 리턴 매치에선 손흥민과 태극 전사들은 패배를 갚아주겠다는 각오다.

일본과 16강에서 대결을 펼치는 크로아티아의 페리시치(왼쪽). AP=연합뉴스

한국-브라질전 승자는 크로아티아-일본전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이 경기에선 또 한 번의 '토트넘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 크로아티아 왼쪽 측면을 책임지는 이반 페리시치(33)가 있기 때문이다. 페리시치는 이번 대회 도움 2개를 올리며 활약중이다. 크로아티아가 일본을 꺾으면 손흥민 또는 히샤를리송과 만난다.

예약된 맞대결도 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8강전이다. 두 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만난 건 1982 스페인월드컵 조별리그(잉글랜드 3-1 승) 이후 40년 만이다. 토너먼트에서 싸우는 건 처음이다.

토트넘에서 오랫동안 함께 뛴 케인과 요리스가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공격 선봉에는 손흥민의 단짝 케인이 선다. 조별리그에서 도움 3개만 기록했던 케인은 세네갈과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첫 골을 터트렸다. 개인 통산 월드컵 7호 골. 토트넘 부주장인 케인은 주장 요리스가 지키는 골문을 상대로 득점을 노린다.

프랑스 수문장 요리스는 폴란드와 16강전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크로스를 잡다 놓쳐 상대 공격수 몸에 맞고 실점할 뻔한 상황도 나왔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페널티킥을 한 차례 막았지만, 먼저 움직였다는 이유로 무효가 됐고 결국 실점했다. 프랑스 A매치 최다 출전(142경기) 타이를 이룬 요리스는 구겨진 자존심을 잉글랜드전에서 회복해야 한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도 토트넘 선수가 있다.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24)다. 8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주전으로 꾸준히 뛰고 있는 로메로의 활약이 필요하다.

토트넘 수비수 로메로(가운데)는 메시(왼쪽)와 함께 월드컵 우승 도전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회 가장 많은 17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FC바르셀로나는 스페인(8명)과 프랑스, 네덜란드(이상 2명), 브라질(1명)에서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5명을 배출한 개최국 카타르의 알사드는 정우영만이 살아남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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