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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 23년간 낮엔 고객, 밤엔 직원 만나 현장 경영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글로벌 톱티어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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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큰 꿈을 품고 한 증권사에 발을 들인 한 샐러리맨은 자신의 무기는 성실함뿐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해 여의도 전 증권사의 리포트 핵심 내용을 추린 보고서를 만들어 기업들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성실함은 차이를 만들었다. 지점장으로 부임한 이후 그는 사내 영업실적 7위였던 지점을 2년여 만에 사내 2위, 전국 증권사 15위의 점포로 올려놓았다.

이러한 그의 진가를 알아본 이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었다. 1999년 미래에셋 창업에 합류한 지 23년이 지난 현재, 500억원으로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200배 성장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올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10조9900억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IB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국내 No.1 증권사의 회장 자리에 오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올해 10회를 맞이한 매경LUXMEN 올해의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매일경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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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예술가의 자질을 지닌 현장형 CEO


최현만 회장은 평소 최고경영자(CEO)는 기본적으로 영업이든 관리든 마케팅이든 혹은 연구, 개발이든 모든 업무에 능통한 ‘종합예술가’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을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증권업계에서 최 회장이 직접 발로 뛰는 영업통으로 알려진 이유다.

최 회장이 평생 자신의 신조로 여기고 있는 덕목이 ‘성실한 실천’인 것도 현장 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전략이 있어도 결국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성실하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실천만이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이렇듯 최 회장의 경영 코드는 언제나 ‘현장’에 닿아 있다. 특히 시스템 경영과 현장 경영을 균형의 관점에서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고객관계관리 최고 책임자’로 여긴다. 언제 어떤 고객을 어디서 만날지 시간표를 계속 만들며 찾아간다. 전국의 모든 지점이 그의 집무실이나 다름없다. ‘낮에는 고객’을 만나고 ‘밤에는 직원’을 만나 어울리며 소통하는 게 거의 공식화돼 있을 정도다.

‘337 경영’으로도 유명한 최 회장의 영업 지론은 하루 3개 지점에서 3명의 고객을 만나고 70%의 힘을 현장에 쏟는다는 것으로, 현재까지 VIP 대상 영업활동 횟수만 1만 회를 넘어선다. 이러한 노력 등을 통해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9월 말 기준 10조990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증권사로 성장했으며 연금 자산 25조4000억원, 해외 주식 잔고 22조5000억원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고 있다.

위기에 강한 미래에셋 DNA 만들어


현재 증권업계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의 변동성 증가에 따른 개인 및 기관 증시 자금 이탈로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가 15조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둔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주식 잔고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며 전 분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분기 기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며 누적 영업이익 7557억원, 세전순이익 7808억원, 지배주주순이익 5651억원을 달성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균형 있는 실적을 창출해냈다는 평가다.

또한 지난 2분기 1995.4%로 높은 재무건전성을 보였던 순자본비율(NCR)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NCR는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자기자본에 비유동성 자산 등을 차감)에서 총위험액(보유자산의 소실예상액)을 차감한 금액을 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시한다. NCR 비율이 높다는 것은 총위험액보다 영업용순자본이 더 많다는 뜻으로 증권사의 IB 부문, 투자 활동 등이 더욱 활발하게 재개될 수 있는 기반이 안정적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연속된 자이언트스텝,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국내외로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었지만 철저한 위기관리를 통한 선제적인 시장 대응으로 트레이딩 부문 손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제적 다각화의 한 축은 연금 부문이 담당했다. 미래에셋은 연금 잔고 또한 25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순 위탁매매 수익구조에서 벗어난 수수료 기반(Fee-Based)의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맞춰 연금사업을 시작한 후 업계 최초 경영성과급 DC 도입, 업계 최초 ETF·리츠 매매 서비스 제공, 업계 최초 개인연금랩 비대면 가입 서비스 출시 등 혁신을 주도해왔다.

최 회장은 “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상품 운용을 통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연금상품별 장기 수익률 분석, 운용 현황 점검, 성과 부진 펀드의 적극적인 리밸런싱 유도, 현금성 자산으로 방치된 계좌 점검을 통한 효율적인 연금자산 운용 안내 등이 적립금 증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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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현재 200명이 넘는 업계 최다 전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 영업점 및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연금제도, 세제, 자산관리 등 고객 중심의 연금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면 상담이 어려운 투자자에게는 비대면 연금 전문 컨설팅 조직인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약 30여 명의 연금 전문 인력이 단순 상담부터 제도와 세제 등을 포함한 종합 연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새롭게 개편한 모바일앱 M-STOCK(엠스톡)을 통해 미래에셋 글로벌 투자철학을 담은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오픈했다. 2009년부터 쌓아온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운용 노하우를 시스템화한 것으로 지난 2016년부터 6년의 R&D(연구개발)를 거쳐 철저하게 운용성과를 검증해 시장에 선보였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혁신기업의 중심지인 판교에 제2의 본사를 열어 본사 연금 부문을 이전하고 영&리치 특화 점포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연금, 글로벌 투자, 세무, 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토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에 갖고 있던 연금사업의 경쟁력과 법인영업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통해 개인이나 법인 고객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명실상부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현지 법인 10개, 사무소 3개 등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증권사로, 오랜 기간 축적해온 해외 비즈니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별 특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해외법인은 3분기 세전순이익 287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긴축 정책으로 위축된 글로벌 증시 속에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 종합증권사로서의 안정적 수익 확보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원을 돌파한 뒤 2021년에도 2432억원을 달성하면서 지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2년 연속 세전순이익 2000억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법인은 철저한 현지화로 균형있는 수익구조를 확립해 종합증권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베트남법인은 자본금 기준 현지 2위의 증권사로 현지 고객 대상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및 온라인 계좌 개설,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IB, PI 등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전국 지점망을 구축하는 등 현지 최상위 증권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업계 최초로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개시하였고, 인도네시아 최초 펀드몰(온라인 펀드 판매) 론칭 및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개시하며 현지 영업환경에 최적화된 온라인 채널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 성과로 지난해 현지 주식 시장 M/S 1위로 도약하며 인도네시아 최고의 리테일 증권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현지 기업의 IPO 주관을 지속해서 추진하여 다수의 IPO 주관을 완료하는 등 IB 영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현지 유망기업 발굴을 통한 PI 투자 및 주선 등을 통해 수익성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최현만 회장은 “우리나라 자본 시장은 모험자본 투자, 금융 수출, 선도 국가 도약을 뒷받침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혁신기업들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험자본의 활성화가 관건이므로,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금융권의 역할이자 책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e is

미래에셋 창업 당시 박현주 사단에 합류한 뒤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벤처캐피털 대표이사를 거쳐 같은 해 12월 출범한 미래에셋증권 초대 CEO를 역임했다. 12년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성공을 일궜다. 2016년 11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창업 법인 미래에셋증권을 현재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에서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으로 복귀한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을 이끌기도 했다. 5년동안 적자였던 미래에셋생명을 3년만에 흑자전환 하였으며 2021년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7호 (202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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