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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강인이 경기 보고 싶다"···'슛돌이' 맹활약에 故 유상철 소원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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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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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골든보이’ 이강인(21·스페인 마요르카)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축구 팬들이 故 유상철 감독을 떠올리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2007년 유 감독과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 시즌3에서 감독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강인의 재능을 알아본 유 감독의 추천으로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가 유소년팀으로 유학을 떠난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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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코치로 활약했던 가수 이정은 16강 진출이 확정됐던 지난 3일 SNS을 통해 "강인아, 코치님이랑 감독님은 너 아기 때 월드컵 나오면 일낼 거라고 단둘이 얘기했었어"라며 "상철이형 보고 계시죠?"라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이강인의 '좋아요'가 담겼다.

유 감독은 한국이 첫 4강에 올랐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선수를 은퇴한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는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유 감독은 2020년 12월 췌장암 투병 중임에도 환우와 축구팬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기 위해 췌장암 투병이 담긴 유튜브 콘텐츠 '유비컨티뉴'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 유비컨티뉴' 3~4화에서 유 감독과 이강인의 만남이 최근 재조명됐다. 당시 제작잔은 유 감독에게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뭘 할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싶다. 강인이가 어떻게 훈련받는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보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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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장면에서 유 감독은 이강인과 만났고, "선생님이 몸이 안 아팠으면 정말 스페인에 가려고 했다. 경기도 보고 훈련도 보고 너 사는 것도 보고 싶었다"는 말이 전해졌다. 이에 이강인은 "오시면 된다. 건강해지셔서 오면 좋다. 스페인이 될지, 다른 곳이 될지 모르지만"이라면서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유 감독은 "대표팀 경기일 수도 있고, 다른 리그 경기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치료 잘해서 경기를 보러 갈게"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지난해 6월 췌장암 투명 중 세상을 떠났고, 결국 이강인과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이강인은 SNS를 통해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 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그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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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년 뒤인 지금, 이강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맹활약 하고 있다. 그는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후반 29분 나상호(서울)와 교체돼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이강인은 짧은 시간에도 번뜩이는 활약을 펼쳤다. 가나와 2차전에서는 0 대 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권창훈(김천)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투입 1분 만에 조규성(전북)의 만회 골을 도우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강인의 활약 속 한국은 2 대 2 무승부까지 만들 수 있었다.

첫 선발로 나선 포르투갈전에서도 이강인의 왼발은 위력을 뽐냈다. 한국은 전반 5분 포르투갈 공격수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으나 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김영권의 골로 연결돼 1 대 1 균형을 맞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강인과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일(한국시간) 오전 4시 ‘세계 최강’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놓고 16강전을 치른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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