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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HI★초점] 이달의 소녀 츄, '퇴출 사태' 진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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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 지난 달 소속사 스태프 '갑질·폭언' 이유로 팀 퇴출
멤버·스태프 공개 응원 속 옹호 여론 증폭...이달소 존폐 위기 직면이 진짜 문제
한국일보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가 소속사 스태프에 대한 폭언 등의 갑질을 이유로 팀에서 퇴출된 가운데 이를 두고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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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갑작스러운 '팀 퇴출'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5일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가 츄의 팀 퇴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블록베리 측은 츄의 제명 및 팀 퇴출을 발표함과 동시에 해당 결정의 이유를 '소속사 스태프에 대한 츄의 폭언 등 갑질'로 명시했다.

현역 걸그룹 인기 멤버가 갑질로 인해 팀에서 퇴출됐다는 전례없는 상황에 대중의 이목이 쏠렸지만, 이내 여론은 츄가 아닌 소속사 블록베리의 처사를 비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츄의 퇴출 발표 이후 츄와 함께 작업을 했던 스태프와 광고주, 같은 팀 멤버까지 SNS에 츄를 응원하는 글을 남기며 공개 지지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츄 역시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며 츄를 옹호하는 여론은 짙어졌다.

츄 퇴출 발표 전부터 이어져 온 소속사와 츄의 갈등 역시 이러한 여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츄가 블록베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였다. 당시 블록베리 측은 이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6월 그의 바이포엠 이적설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에는 츄가 지난 4월 자신을 대표이사로 하는 개인 회사인 '주식회사 츄'를 설립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소속사와의 갈등과 이적 여부에 대한 각종 추측을 낳아왔다.

수차례 불거진 이적설에도 블록베리 측은 "이적설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츄가 소속사로부터 제대로 된 매니지먼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며 여론은 점차 악화됐다.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츄가 이달의 소녀 월드 투어에 불참한 채로 국내에서 개인 활동만 이어갔다는 점을 지적했고, 일각에서는 츄의 개인 스케줄 당시 소속사가 차량이나 매니저 동행 등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사태가 심화되며 작금의 사태가 결국 소속사-이달의 소녀의 정산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다. 결국 지금으로서는 츄만이 퇴출·제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과 함께 팀을 떠나게 된 셈이다.

츄와 블록베리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입장 표명과 사실 관계 확인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현재 블록베리의 상황은 '진퇴양난'이다. 지난달 28일 비비와 현진을 제외한 9명의 멤버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접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앞서 츄와의 갈등이 점화될 때에도 줄곧 같은 입장을 고수했던 만큼 사뭇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는 중이다.

점차 세간의 시선은 츄의 '갑질 의혹' 진실 여부가 아닌 이달의 소녀의 존폐에 쏠리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를 제명하는 과정에서 소속사가 보여준 아쉬운 태도, 쏟아지는 의혹 속에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는 사실 관계, 소속사와 엇갈리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이제 막 상승가도를 탄 이달의 소녀의 앞길을 제대로 막아선 모양새다. 무조건 '아니'라는 식의 해명은 아무런 힘도 없다. 커질대로 커진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이달의 소녀란 그룹을 지키기 위해서는 블록베리의 올바른 결단이 필요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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