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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파워 유투버된 은행들… 드라마 제작하고 웹소설 연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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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아이돌을 모델로 발탁하거나,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방문 고객을 확대해 플랫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서 약진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KB국민은행의 앱 KB스타뱅킹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45만명으로,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이는 전체 금융 앱 1위 토스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위협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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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과 NCT DREAM과 함께한 광고영상 스틸컷. /KB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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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은행 앱 광고 모델로 잇달아 아이돌을 선택했다. 지난 2018년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시작으로 지난해 걸그룹 에스파(aespa)를 모델로 발탁했다. 최근엔 보이그룹 NCT 드림(DREAM)과 손을 잡았는데, NCT 드림은 이례적으로 이번 광고에서 컴백 타이틀곡을 최초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KB스타뱅킹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광고 영상 3개는 공개 열흘 만에 총조회수 약 220만회를 돌파했다.

우리은행도 MZ세대가 선호하는 가수 아이유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한 지난 4월 우리은행 앱 우리원(WON)뱅킹의 MAU는 직전 달 대비 약 11만명이 증가한 588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엔 600만명대를 돌파하면서 한 달 만에 50만명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MAU는 1월(587명)보다 94만명 늘은 681만명으로, 4대 시중은행 금융앱 중 연초 대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신한은행 역시 아이돌 모델에 힘입어 MAU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 10월 신한은행은 기존 뱅킹 앱 쏠(SOL)을 전면 리뉴얼한 뉴(New) 쏠 앱을 공개하면서 뉴진스를 새로운 모델로 선정했다. 한 달이 되지 않아 뉴 쏠 이용자 수는 700만명을 넘어 90%에 가까운 전환율을 보였다. 2018년 쏠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기존 S뱅크에서 쏠로의 이용 고객 전환율이 64%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다.

하나은행은 아이돌은 아니지만, 기존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1999년생 배우 김유정을 공동모델로 내세웠다. 김유정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고액 기부자 중 최연소 멤버기도 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배우 김유정이 가진 MZ세대 특유의 발랄함과 깨끗함, 건강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하나은행이 추구하는 가치와 잘 부합해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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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 /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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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MZ세대를 공략하는 주된 통로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다. KB국민은행이 걸그룹 에스파(aespa) 세계관을 차용해 제작한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는 첫 회가 출시된 지 열흘 만에 10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리브넥스트(Next)’엔 비금융 콘텐츠인 웹소설 ‘우리는 오해하는 사이’를 연재했는데, 최근 누적 조회수 30만회를 넘기도 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우리은행 유튜브 채널은 ‘실버버튼’ 조건을 갖췄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의 채널에 수여하는 기념증서로, 영향력 있는 채널의 기준으로 통한다. 구독자는 신한은행이 42만명으로 이 중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은 총조회수가 3억회로 다른 은행들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채널 활성화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처럼 MAU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특히 팬덤이 두터운 아이돌은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대상으로 은행 인지도와 이미지 개선 등에 효과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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