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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회견 패싱한 브라질 취재진…월드컵서 한국 기자로 산다는 것은[정다워의 아라비안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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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4일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QNCC)에 마련된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옆은 김진수. 2022. 12. 4.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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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한국은 늘 약체에 속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전통의 강호이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철저한 ‘언더독’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 전 축구기록업체 옵타에서 선정한 우승 후보 순위에서 한국은 20위에 자리했다. 0.35%의 희박한 확률로 카타르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란(0.6%), 일본(0.48%)보다 낮았다. 세계가 한국을 어느 정도로 보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다.

국제 대회를 취재하다보면 전 세계의 기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이 국내 기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한국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알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만난 우루과이와 포르투갈(가나 기자는 몇 명 없어 제외)들을 보면 한국은 거의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이나 한국 선수에 대해 자세히 묻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나마 손흥민 질문이 나오면 다행이다. 심지어 일부 포르투갈 기자는 우루과이전 기자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거취 질문을 하기도 했다.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는 벤투 감독에게 조국을 상대하는 소감을 묻는 게 주를 이뤘다.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 한국은 어느 정도의 전력인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는 익숙한 일이다. 8년 전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알제리와 벨기에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각각 스위스 제네바, 벨기에 브뤼셀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과 전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던 알제리의 취재진은 기자에게 하나부터 열, 사소한 것까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반면 벨기에 기자들은 보는 척도 안 했다. 그나마 미디어 트리뷴 옆에 앉은 한 기자가 “한국에서 왔나?”라고 물어볼 뿐이었다. 당시 경험을 통해 한국이 세계 축구계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인지 뼈저리게 알게 됐다.

아시아 대회에 가면 상황은 다르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 기자들은 한국 상황에 대해 꽤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 경기 전 날이면 예상 라인업이나 부상자 상황 등을 공유한다. 서로를 까다롭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적극적으로 궁금해 하는 편이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는 나름의 자부심도 느꼈다. 특히 포르투갈전 승리 후에 그랬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도시월드컵이라 거의 모든 관계자가 당일 경기를 보거나 결과 정도는 확인한다. 그래서 승리한 팀 사람이 보이면 먼저 축하를 건네고 박수를 쳐주기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독일을 잡았을 때 길거리에서 목격한 축하의 현장이 내심 부러웠는데 포르투갈을 잡은 후 기자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미미한 존재다. 4일 브라질전 기자회견을 갔는데 브라질 기자들은 정말이지 한국에는 아예 관심이 없어 보였다. 대다수가 네이마르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만 했다. 브라질 기자회견이 끝나자 취재진 절반 이상이 파울루 벤투 감독과 김진수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퇴장했다. 꽉 찼던 기자회견장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 기분이 살짝 나쁘면서도, 우리 축구도 세계에서 더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한국을 보는 시선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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