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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내가 최종승인” 밝혔지만… 검찰은 “수사에 신중,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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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前 안보실장 구속… ‘서해 피살’ 수사 방향은

조선일보

법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발부한 것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이 사건 정점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이제 진실의 너머에는 단 한 사람, 문 전 대통령만 남았다”(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로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은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수사를 본격화하려면, 지난 3일 구속된 서훈 전 실장으로부터 문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데 서 전 실장은 ‘첩보 삭제 지시’ 등 본인 혐의도 부인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서 전 실장이 2020년 9월 해양경찰청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월북 정황’을 발표하고 군(軍)이 이씨의 월북 정황과 배치되는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라고 가닥이 잡혔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1일 “서 전 실장은 당시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와 해경 등의 업무 수행에서 최종 결정권자이자 최종 책임자”라고 하기도 했다. 검찰 수뇌부도 문 전 대통령 수사 본격화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전직 대통령께서는 재임 기간 중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고 수사팀도 충분히 절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칼날이 결국 문 전 대통령으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서해 사건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최종 승인했다.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 데 이어, 서 전 실장 구속 다음 날인 4일 재차 메시지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서 전 실장을 ‘최고의 북한 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그런 (대북) 신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법원 결정에 정면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에게 향할지도 모르는 검찰의 칼날에 대응하기 위한 대국민 메시지를 연일 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들도 총출동해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윤석열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윤건영 의원 등에 이어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도 “이제 그들은 그림자를 잡고 흔드는 수준까지 왔다”고 했다. 한 청와대 출신 인사는 “출국 금지 당한 노영민 전 비서실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만 해도 수십 명”이라며 “그 끝은 결국 문 전 대통령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서 전 실장 구속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라며 “이는 국가의 대내외 역량을 훼손하는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몸통’으로 규정하고 집중 공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은 무고한 공무원을 북한군의 총구 앞에 방치해서 죽게 만들고, 그걸 ‘월북’으로 몰아간 최종 책임자라고 고백한 셈”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는 ‘도 넘지 말라’는 문 전 대통령의 궁색한 협박, 서 전 실장의 너절한 석명(釋明)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을 ‘대북 신뢰 자산’이라며 안타까워하는데, ‘안보·국방 자산’인 김관진 전 안보실장과 국가 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꺾어버린 건 누구였나”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법치는 너저분한 변명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범죄 앞에 성역(聖域)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더해 전직 대통령 수사까지 겹치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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