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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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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 입은 듯… 美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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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충돌 우려에 美가 내놓은 답변” 100대 생산 계획

미국이 2일(현지 시각)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돌격대)’를 공개했다. 미국이 신형 폭격기를 내놓은 것은 1989년 ‘B-2 스피릿(Spirit)’ 이후 33년 만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미국의 핵 억지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레이더망에 B-2가 큰 새 수준으로 잡힌다면 B-21은 골프공 크기에 불과해 탐지 회피 능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B-21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럽그루먼 공장 격납고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B-21은 전략 폭격기의 독창성과 혁신 면에서 지속적인 미국의 전력 우위를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다른 어떤 폭격기도 B-21에 필적할 수 없다. 미국의 억지력은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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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노스럽 그러먼 공장 격납고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돌격대)’를 공개했다. 미국이 신형 폭격기를 내놓은 것은 1989년 ‘B-2 스피릿(Spirit)’ 이후 33년 만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다른 어떤 폭격기도 B-21에 필적할 수 없다”며 “미국의 억지력은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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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1은 중국 핵전력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진행 중인 1조달러(약 1300조원) 규모의 핵 억제력 개편 작업에서 첫선을 보인 무기로, 향후 대북 억제 전략 자산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B-21은 핵무기를 운용하며 전 세계 어디든 비밀리에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P통신은 “B-21은 향후 중국과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 국방부가 내놓은 답변”이라고 했다. 미국은 전략폭격기를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 잠수함 등 3대 핵전력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B-21은 미 주력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보다 크기는 작지만 스텔스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폭은 45.7m로, 52.4m인 B-2보다 6.7m 작고, 무장 탑재량은 13.6t(톤)으로 27톤인 B-2의 절반 수준이다. 모양은 B-2와 거의 비슷한 납작한 가오리 형태다. 그러나 기체 표면이 탐지를 어렵게 하는 최첨단 재료로 코팅 처리돼 ‘투명 망토’를 입은 듯한 효과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B-21이 가짜 신호로 적의 레이더에 엉뚱한 위치를 인식시키거나 다른 물체로 위장하는 기능을 갖췄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용기 전문가 리베카 그랜트는 “B-21은 중국 해군 함정부터 테러리스트 기지, 도로 이동식 미사일 등 모든 것을 타격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B-21 별칭인 레이더는 2차 대전 중 진주만 공습에 대한 보복 작전으로 일본 도쿄·오사카 등 주요 도시를 폭격한 미군의 ‘둘리틀 특공대(Doolittle Raiders)’에서 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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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1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 폭격기’라는 평가도 받는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최신 데이터·센서 통합 기술을 통해 무인 조종이 가능하고 새로 발견된 목표물에도 자동으로 즉각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미래 신무기도 언제든 장착할 수 있게끔 진화형으로 설계됐다.

미군은 B-21 100대를 생산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틴 장관은 “B-21 폭격기 부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1대당 생산 비용은 6억9200만달러(약 9010억원)로 추정된다.미군은 B-21의 실전 배치 시기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2026∼2027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북 억제 전략 자산으로 활약하는 B-1B, B-52H 등의 역할도 B-21이 차츰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럽그루먼은 “B-21이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국들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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