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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은 기본…전기차, 이제 사이즈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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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형 SUV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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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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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차 기능 뛰어넘게 되자
볼보·현대차·기아·BMW 등
일제히 신형 SUV 공략 나서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

전기차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전기차로 내놓고 있다. 크고 무거운 대형 SUV 전기차는 많은 연료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효율과 친환경이 전기차의 1순위 가치였던 때가 지나가며 종류와 크기가 다양해지는 단계로 진입한 상황이다. 이는 처음 마주했던 ‘전기차가 자동차 구실을 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은 종결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빨라졌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500㎞를 넘는 모델도 많아졌다. 전기차가 차의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자, 내연차에서 유행하던 대형 SUV 모델이 전기차 시장에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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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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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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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SUV 전기차 각축전

전기차 각축전을 벌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예고하는 다음 모델은 대형 SUV 전기차다.

볼보는 지난달 9일 EX90을 공개했다. 대형 SUV 전기차로 7인승이다. 111킬로와트시(㎾h) 용량의 배터리 2개를 장착했다. 유럽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주행 거리는 600㎞다. 4륜구동으로 2개의 모터를 장착해 최대 517마력의 힘을 낸다. 내·외부에 8개의 카메라,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를 장착해 안전 기능을 더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EX90은 내년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다음 전기차 모델은 대형 SUV로 정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중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 6(중형 세단)의 라인업을 갖췄다. 다음 모델로 아이오닉 7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오닉 시리즈는 중형 전기차→중형 세단→대형 전기차 순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이오닉 7은 2024년 출시 예정이다. 콘셉트카를 공개했는데 휠베이스가 3200㎜로 크기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비슷하다.

기아는 준중형 SUV인 EV6의 다음 모델로 대형 SUV인 EV9를 출시한다. 내년 4월 선보일 예정이다. SUV 라인을 더 키우는 그림이다. 기아는 EV9 콘셉트카를 이미 공개했다. 3열까지 갖춘 패밀리카다. 2열 시트를 접어서 탁자처럼 쓸 수 있도록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전해지고 있다. 공간을 강조한 SUV 특징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일 3사도 경쟁적으로 전기차 SUV를 내놓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S SUV를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벤츠의 첫 대형 SUV 전기차다.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했다. 최대 7명이 탈 수 있고, 최대 400㎾(약 540마력)의 출력을 낸다. 1회 충전으로 최대 600㎞를 달릴 수 있다. 미국 투스칼루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BMW는 대형 전기 SUV인 iX를 작년 말 공개해 판매 중이다. X5 수준의 전장과 전폭, X6의 전고, X7의 휠 크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아우디는 2019년 공개한 전기 SUV e트론의 부분변경 모델 Q8 e트론을 지난달에 공개했다. 이외에도 볼보의 자회사 폴스타도 대형 SUV 폴스타3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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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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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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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고 분화하는 전기차들

대형 전기 SUV의 등장은 전기차의 진화 및 분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될수록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초기 전기차는 전비와 친환경을 강조해 중형 이상의 크기는 잘 선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일정 주행 거리가 확보되면서 고성능 전기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완성체 업체들이 ‘500~600마력, 제로백(출발부터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3초대’의 고성능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고성능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전기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어서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중 브랜드에 가까운 기아에서도 고성능 전기차인 EV6 GT 모델을 내놓은 바 있다. 독일 3사는 1억원을 훌쩍 넘는 전기차들을 다수 출시했다. 보조금 기준인 5500만원을 훌쩍 넘는 모델들이다. 보조금과는 상관없이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전기차가 단순히 친환경, 효율을 앞세우는 게 아닌 자동차 자체로서 자리매김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기존 내연차처럼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전기차를 내놓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고성능 모델, SUV 모델일수록 가격이 더 비싸고 수익성이 더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 차가 커질수록 넉넉하게 배터리를 실을 수 있다는 점도 대형 SUV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더 이상 전기차를 볼 때 ‘몇㎞를 갈 수 있느냐’ ‘충전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은 전기차와 내연차 구별 없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모델을 고르게 됐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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