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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반대 시위’ 불러 온 ‘도덕 경찰’ 사라지나…“해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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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검찰총장 현지 언론에 밝혀

한겨레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 9월 말 두 여성이 히잡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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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히잡 반대’ 시위의 주요 원인이 된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을 해체할 것으로 보인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4일 이란 반관영 <이스나>(ISNA) 통신을 인용해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검찰총장이 3일 “도덕 경찰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해체되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게 체포된 뒤 지난 9월16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사건 이후 두달 반 만에 나온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도덕 경찰을 관할하는 내무부로부터는 아직까지 이들의 지위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다고 전했다.

통신은 몬타제리 검찰총장의 이날 발언이 종교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왜 도덕 경찰이 폐지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앞선 2일엔 여성이 머리를 가리도록 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회와 사법부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역시 3일 이란이 공화국이며 이슬람을 기초로 세워졌다는 점은 헌법에 못박혀 있다면서도 “하지만 헌법을 유연하게 구현하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이날 이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란 경찰이 국민의 복장을 거리에서 감시하는 도덕 경찰의 ‘폐지’에 대해 언급하며 단속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히잡 반대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당국이 일정 정도 (국민 여론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도덕 경찰은 강경파였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2005∼2013) 당시 만들어져 2006년부터 히잡 착용 검사 등 풍속 단속을 시작했다. 온건파였던 전임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2013~2021) 시절엔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회 분위기를 허용해 단속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세속 교육을 받지 않은 이슬람 신학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사회 전체가 급격히 보수화됐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흐트러진 민심을 틀어쥐기 위해 지난 7월 초 여성의 머리카락 한올의 노출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히잡과 순결 칙령’(Hijab and Chastity Decree)을 반포하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 칙령이 시행된 지 두달 만인 지난 9월13일 아미니가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로부터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속된 뒤 재교육 센터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사흘 만에 숨졌다. 이란에선 이후 이 죽음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중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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