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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카타르 포착] '0골, 0도움' SON 뺄 수 없었던 결정적 이유...손흥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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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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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김대식 기자(카타르)] 손흥민은 경기장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6시(현지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2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기적을 만든 순간은 후반 추가시간 1분이었다. 포르투갈의 코너킥이 부정확하게 연결되면서 손흥민에게 역습 기회가 찾아왔다. 역습에서 드리블을 시작하는 손흥민이라면 2018년 첼시전, 2019년 번리전처럼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느낌을 모두가 받았을 것이다. 그 예감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포르투갈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였지만 디오고 달롯 가랑이 사이로 절묘하게 패스를 넣어줬다. 황희찬은 손흥민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기적을 연출했다. 손흥민의 질주를 끝까지 따라온 황희찬도 대단했지만 포르투갈 수비진을 바보로 만드는 손흥민의 패스 한방은 클래스가 느껴졌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보고 패스했다. 그런 상황을 다 읽고, 어느 순간 패스를 줘야 희찬이가 좀 더 좋은 상황에서 슈팅을 때릴 수 있다는 걸 짧은 시간에 머리로 계산을 하고 플레이한다. 70~80m를 뛰어가서 순간적으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이 쉬운 순간은 아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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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의 득점 장면은 손흥민을 완벽하게 막으려고 시도하면서 다른 선수들에 대한 수비가 약해진 이른바 '손흥민 효과'였다. 월드 클래스인 손흥민이 제일 좋아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포르투갈 수비수들의 시선은 오로지 손흥민에게만 쏠렸다. 장면을 돌려보면 손흥민 앞에만 수비수가 3명이었다. 손흥민은 앞뒤 양옆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모두가 손흥민의 득점력을 알고 있기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그에 비해 황희찬에 대한 견제는 부실했다.

손흥민은 슈팅 각도가 없다는 걸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시야를 확인해 황희찬의 침투를 본 것이다. 황희찬이 달리는 경로까지 예측해 달롯 다리 사이로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은 "조금만 공간이 있었으면 슈팅을 때리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위험지역에 가니까 상대 선수들에게 둘러싸였다. 희찬이가 뛰어서 들어오는 게 살짝 보였다. 패스를 주려보니까 마땅히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순간 판단한 곳이 다리 사이였다. 그게 볼이 운이 좋게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해줬던 게 기적을 만들었던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까지 보였다.

사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안와골절 부상 여파인지 월드 클래스다운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팬들의 비판도 있었고, 스스로도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래도 손흥민을 벤치로 부르기엔 쉽지 않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해결해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 믿음은 대한민국이 가장 절박할 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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