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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시위 확산에 이란, '히잡 완화' 움직임…"지도순찰대 폐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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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사법부, 15일 내에 히잡법 결론"…대통령 "이슬람 헌법 적용 유연하게 할 수 있어"

연합뉴스

이란 반정부 시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이승민 특파원 = 두 달 넘게 반정부 시위가 사그라지지 않자 이란 내에서 히잡 의무 규정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돼 주목된다.

히잡 등 풍속 단속을 담당하는 경찰이자 올해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를 폐지키로 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4일(현지시간) 반관영 ISNA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전날 종교 회의에 참석해 "지도 순찰대는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지도 순찰대 폐지 소식을 전했다.

몬타제리 총장은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왜 지도순찰대가 폐지되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히잡을 포함한 복장 관련 규정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지역 사회 차원의 감시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몬타제리 총장은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지도 순찰대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사건 후 2개월 넘게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다만 이란 정부가 지도 순찰대의 활동 중단이나 조직 폐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일명 '도덕 경찰'로도 불리는 지도 순찰대는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2005년 8월∼2013년 8월 재임) 당시 만들어졌으며 2006년부터 히잡(무슬림 여성이 머리를 가리기 위해 쓰는 천) 착용 검사 등 풍속 단속을 시작했다.

반정부 시위가 사그라지지 않고 사상자 수가 늘어나면서 히잡 관련 규정 완화를 시사하는 지도층의 발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여성이 머리를 가리도록 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지에 여부에 대해 "의회와 사법부가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15일 내에 회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3일 TV로 중계된 발언에서 이란이 공화국이며 이슬람을 기초로 세워졌다는 점은 헌법에 못 박혀 있다면서도 "하지만 헌법을 유연하게 구현하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2일 기준 미성년자 64명을 포함해 469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대는 1만8천여명에 달한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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