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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 시세 '역전' 뚜렷···"차라리 급급매 잡자" 청약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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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공포 확산]대구 16곳 중 15곳 미달

3.3㎡당 분양가 1842만원으로

매매가격보다 540만원이나 비싸

'대구의 강남' 수성은 699만원 달해

내일 분양 '장위자이레디언트'도

시세보다 분양가 높아 결과 주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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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지역 해제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대구 청약 시장이 금리 인상 및 집값 하락 우려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며 분양가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수요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대구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 일반분양에 나서는 서울 대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장위자이레디언트’의 청약 성적이 향후 분양 시장의 성패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구에서 지난주(11월 29~30일) 일반공급을 진행한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 서한포레스트’의 경우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았던 점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단지는 101명 모집에 13명이 지원해 0.13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두류역 서한포레스트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5억 원, 84㎡ 7억 2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인근 신축 대단지 ‘e편한세상두류역’의 최저 호가는 59㎡ 4억 5000만 원(11층), 84㎡는 5억 원으로 84㎡의 경우 분양가보다 2억 원 이상 낮다. 11월 초 일반공급을 진행한 남구 대명동 ‘대명자이 그랜드시티’ 역시 1482가구 모집에 132가구 지원에 그쳐 0.0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59㎡가 3억 9400만 원이었는데 인근 ‘두류파크KCC스위첸’ 59㎡는 급매가 3억 원 수준에 나와 있다.

대구 집값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4일 서울경제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 1일~12월 2일) 대구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1842만 원으로 평균 매매가격(1302만 원)보다 540만 원 비싸다. 특히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분양가가 평당 2561만 원인 반면 평균 매매가는 이보다 699만 원 낮은 1862만 원이다. 매매가격에는 ‘구축 단지’도 포함되는 등 분양 단지와 직접적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세보다 높게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규제 지역 해제로 청약 및 매매 거래에서 각종 규제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집값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면서 청약 시장이 더욱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매주 0.2%대의 하락률을 보이던 대구 아파트 값은 10월 0.3%대로 낙폭이 확대된 후 11월 마지막 주는 전주보다 0.57% 급락했다. 대구 달서구의 공인중개사 A 씨는 “규제 지역 해제 직후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부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내리고 있다”며 “이후 금리가 더 오르면서 기존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구는 물량이 넘쳐나고 있어 앞으로도 집값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으로서는 실수요자들도 ‘급급매’ 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을 사거나 전월세를 택하고 있어 대구의 청약 매력도는 굉장히 떨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구는 향후 입주 물량도 많은 상황이다. 내년 3만 4419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전국에서 경기·인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반면 대구 매매 수요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1.9로 역대 최저치이자 전국에서 세종 다음으로 낮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정도가 낮을수록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보다 팔려는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이외 지방에서도 규제 지역 해제로 인한 효과를 전혀 받지 못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미분양 건수는 부산 2514가구, 경남 4176가구, 강원 2287가구, 전남 2797가구 등 급격하게 늘고 있다. 경기 안성시와 양주시도 10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6일 특별공급에 들어가는 장위자이레디언트 역시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아 청약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9억 300만~10억 2000만 원으로 인근에서 지난해 입주한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의 매물 시세 8억 5000만~9억 5000만 원보다 높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12억 9600만~13억 1000만 원대로 같은 강동구 성내동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의 시세(14억~16억 원)와 큰 차이가 없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규제 지역에서 풀어준 지역이 정부가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곳이라고 집어준 꼴”이라며 “앞으로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하는 동안 인건비와 자재비는 올라 분양가는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분양이 쌓이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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