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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데스크] 은마에 드리운 둔촌주공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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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찬동 ◆

매일경제

총 1만2032가구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둔촌주공 아파트가 오늘부터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분양 물량만 4786가구로 서울에서 올해 분양된 전체 가구 수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전국 미분양이 4만7000가구를 넘었는데 둔촌주공은 초기 '완판'될 수 있을까. 분양 결과에 주택 업계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한 해 둔촌주공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둔촌동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둔촌주공'은 알 정도다.

지난 4월 조합과 시공사단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더니 10월에야 재개됐다. 이 과정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전 조합 집행부의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0월 말에는 7231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를 하루 앞두고 기존 금리보다 3배 높은 12%에 겨우 차환에 성공했다.

6개월간의 공사 중단에 대한 청구서는 고스란히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다. 사업 지연과 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공사비가 1조원 이상 늘면서 조합원당 추가 부담금도 1억원 이상 늘어났다. PF 대출 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이자만 126억원에 달하는데, 이 또한 조합원 부담금에 추가될 전망이다. 입주시기가 당초 내년 8월에서 2025년 1월로 1년5개월가량 늦춰진 것도 실입주 예정인 조합원들에게는 부담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 집행부가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가느냐에 따라 진행 속도와 사업비용 등 사업 성공 여부가 크게 좌우된다. 특히 대단지는 조합원들의 서로 다른 의견과 갈등을 조율하는 정무 능력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를 보면 둔촌주공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주 서울시·강남구청·부동산원과 함께 7일부터 은마 조합추진위에 대해 용역 계약과 회계처리 등 운영 실태 전반에 대한 위법 사항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회계사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까지 동원한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개별 조합 추진위를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토부가 강경 입장을 보이는 것은 은마 지하를 관통하는 GTX-C노선을 놓고 조합 추진위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인 GTX는 지하 50m 안팎의 대심도 공간을 활용해 지하철보다 2~3배 빠르게 운행된다. 은마 추진위는 터널 착굴 방식의 안전성과 GTX 고속 운행 시 진동 여부,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 시 지반 안전성 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회 노선을 요구하며 '이태원 참사'를 인용한 현수막을 단지 외벽에 내건다든지, 시공사 현대건설 오너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벌이며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국토부는 "은마아파트 구간에 적용하는 TBM공법은 회전 커터에 의해 터널을 절삭하거나 파쇄해 굴착하는 것으로 진동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한강 하저터널이나 GTX-A구간에서 수많은 주택가와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며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원희룡 장관도 지난달 23일 은마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한 세대의 1만분의 1밖에 안 되는 지분을 가진 분이 앞장서 국책사업을 좌지우지한다"며 추진위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루에 30만명이 이용해야 하는 GTX를 누가 무슨 자격과 권리로 막는냐"며 사법 조치도 경고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GTX 공사에 정말 안전 문제가 우려되면 인근 아파트 지하로 '우회 노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GTX 사업 자체의 중지를 요구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 지하만 아니면 돼"라는 투쟁 방식은 은마를 더 외톨이로 내몰 수 있다.

[서찬동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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