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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손흥민 선수 ‘럭키칠곡’ 골 세리머니 해주세요”…육상 선수 출신 백혈병 소녀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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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순심여고 1학년 김재은 양, 인스타그램에 소원글 올려

“브라질전에서 골 넣고 ‘7’ 그려준다면 행운과 용기 생길 것 같아”

“친구들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 놓지 않고 최선 다할 것”

세계일보

백혈병을 앓고 있는 경북 칠곡 순심여고 1학년 김재은 양이 서울대병원에서 '럭키칠곡'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은양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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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여고생이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브라질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로 ‘럭키칠곡’ 포즈를 취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 사연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자신은 물론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4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순심여고 1학년 김재은(15)양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손흥민 선수에게 이 같이 부탁했다.

김양이 올린 사진에는 항암 치료를 받느라 힘들지만 왼손으로 숫자 7을 그려 보이면서 해맑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김양에 따르면 그는 올해 초 급성 백혈병에 걸려 11개월 동안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차상위 계층인 아버지는 홀로 김양을 키우며 병원을 가지 않는 날에만 일을 해서 치료비와 교통비를 마련하고 있다.

김양은 “저는 육상 선수를 할 만큼 건강했지만, 몸이 갑자기 나빠지더니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았다”며 “항암 치료를 받고 있지만 병원에는 저처럼 아픈 아이들이 많아 항상 입원하는 것이 불가능해 일주일에 두세번 아빠와 함께 서울로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뼈가 녹아내릴 것 같은 항암 치료의 고통은 10대인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라고 현재 상황을 밝혔다.

아울러 “손흥민 선수, 제가 사는 칠곡에는 ‘럭키칠곡’ 포즈가 유행하고 있다”며 “이 포즈는 왼손으로 손흥민 선수의 등번호와 같은 숫자 7을 만드는 자세인데, 사람들은 행운을 부른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만약 다음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럭키칠곡’ 포즈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또한 “손흥민 선수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7을 그려준다면 행운과 용기가 생길 것 같다”라며 “친구들도 손 선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흥민 선수, 세상 끝에 서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럭키칠곡’ 포즈는 김재욱 칠곡군수가 고안한 것으로, 왼손 엄지와 검지를 펴 검지가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는 자세다.

이는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칠곡군의 첫 글자 ‘칠’과 발음이 같은 숫자 ‘7’을 그려 칠곡군을 상징하며 ‘평화를 가져다준 행운의 칠곡’을 의미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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