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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건희 ‘도이치 공범 의혹’ 1년…검, ‘무혐의’ 들고 때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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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월11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축하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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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로 검찰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이 1년을 맞았지만, 검찰은 공범으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배우자’란 특수성에 검찰이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도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권 전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 거란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자금을 댔다는 ‘전주’ 의혹을 받고 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2012년 12월 주가조작 선수 등과 함께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1661만주(654억원 상당)를 거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3일 재판에 넘겨졌는데, 검찰은 여기에 김 여사의 계좌 5개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51만여주를 장외매도 방식으로 싼값에 넘겨받고, 이듬해엔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원어치를 액면가로 인수하는 등 회사 쪽과 긴밀하게 거래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범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 소환조사는 커녕 서면조사도 하지 않았다.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으로 기소할지, 무혐의 처분할지 아무 결론도 내리지 않은 채 시간만 끌고 있는 셈이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는 검찰이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으나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4일 “통상 공범이면 검찰에서 한꺼번에 기소한다. 권 전 회장을 기소할 때 기소하지 않은 거라면 사실상 그때부터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민적 이목이 쏠려있는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 사건이라 검찰도 무혐의 처분하기에는 여론이 신경 쓰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이 권 전 회장 등의 1심 결과를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린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오는 16일 결심공판을 연 뒤 조만간 1심을 선고할 예정인데, 1심 판결문에 김 여사 공범 의혹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직 법관은 “판결문에서 사실관계를 밝히다 보면 공범 관여 여부가 논리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로 발표했는데, 1심 판결문에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조력했다는 내용이 나오면 ‘검찰은 왜 무혐의한 거냐’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섣불리 결론 내렸다가 문제 될 수 있으니 최소한 1심 판결까지는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여사에 대해서는 1년 넘게 손을 놓고 있는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관련 수사에는 ‘올인’하고 있다는 점도 입길에 오른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최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취업청탁 의혹,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 등 야권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김 여사와 2020년 카카오톡 메시지 332회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관련 질문에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공판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필요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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