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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지구 온난화의 저주...수만년간 갇혀있던 ‘좀비 바이러스’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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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15일(현지시간) 남미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좀비 퍼레이드에서 좀비 차림 참가자들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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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가 녹아내리면서 수만 년 동안 갇혀있던 병원체가 대거 출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빙하에 봉인됐다가 감염성을 가진 바이러스로 다시 나타났다는 점에서 ‘좀비 바이러스’라 불린다.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달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org)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의 영구 동토에서 약 4만8500년 전 호수 아래에 좌초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광활한 시베리아 지역 얼어붙은 땅에 갖혀있던 13개의 병원균을 발견했는데, 이는 인류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시베리아 여러 지역에서 샘플을 채취했는데, 이 중에서는 최소 2만7000년 전 시베리나 늑대의 얼어붙은 창자 잔해에서도 발견됐다. 이 같은 재활성화 속성을 들어 이들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로 부른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전염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천 년 동안 갇혀 있던 이들 바이러스가 인간과 다른 동물에게 퍼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학자들은 특히 얼어붙은 동물 내에 잠복하다 노출되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2016년 러시아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사슴 사체가 노출, 이와 접촉한 어린이 1명이 탄저병에 걸려 숨지고 성인 7명이 감염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이었다.

다만 이들 바이러스의 위험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많은 바이러스 학자들은 영구 동토층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바이러스의 위험보다 현재 인간 사이를 순환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들은 급속 동결 환경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코네티컷 대학의 병리생물학 및 수의학과장인 바이러스학자 파울로 베라르디는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병원균이 동물이나 사람 내부에 얼어붙어 있다면 약간 걱정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면서도 “위험성을 평가한다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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