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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강남 주택가 샐러드 가게 간판 달고 성매매 알선 일당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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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서울 강남구 주택가 건물 2층에 차린 성매매 알선 조직 비밀 사무실을 경찰에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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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주택가에 샐러드 배달 전문식당으로 위장한 뒤 식당 내부에 비밀 사무소를 차리고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사무실 옥상에 범행 증거를 없애기 위한 소각로까지 갖추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성매매 광고 및 알선 조직 총책 A 씨 등 13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A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0년 4월부터 성매매 업주의 의뢰를 받고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업소 홍보 블로그를 제작해 올리고, 게시글을 보고 연락 온 남성을 해당 업소에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확인한 성매매 알선 횟수만 1만8000여 건으로, 소개비로 건당 2~6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주택가 2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빌린 뒤 1층에선 직접 샐러드를 판매하는 배달 전문식당을 운영했다. 성매매 알선 업무는 건물 2층에서 이뤄졌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식당 내부에 있어 외부에선 그 존재 자체를 알아차리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들은 성매매 홍보 블로그를 제작하기 위해 웹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성매수 남성의 전화에 응대하기 위한 24시간 상담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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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알선 조직이 사무실 옥상에 설치한 소각로. 경찰은 압수수색 당시 소각로에서 불에 그을린 대포폰 수십여 대를 발견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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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 조직과 연계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B 씨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B 씨는 2019년 5월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성매매를 겸하는 안마시술소 2곳을 운영한 혐의다. 이 안마시술소에 피임용품을 공급하는 등 범행을 공모한 건물주 C 씨와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 등도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압수한 현금뿐만 아니라 성매매 장소로 사용된 건물(공시가 113억 원 상당)에 대해서도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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