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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히잡 안쓰고 韓 클라이밍 참가했던 이란 선수....집 철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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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한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 [국제스포츠클라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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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국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히잡 없이 경기를 치렀다가 체포설까지 돌았던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의 집이 철거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 시간) 이란 독립 언론 매체 이란와이어는 이란 북서부 잔잔주에 있는 레카비의 집이 지난달 강제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레카비는 10월 10일~16일 서울 한강공원 스포츠클라이밍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했었다. 이에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영상에 따르면 빨간 지붕의 집은 완전히 파괴되어 골조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 집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어 마치 폐허를 연상케 한다. 레카비의 오빠 엘나즈 다부드는 이 모습을 보며 “정의는 어디에 있느냐”고 울부짖는다. 레카비가 여러 대회에서 받은 메달들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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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난 10월 열린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히잡 없이 경기를 치렀다가 체포설까지 돌았던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의 집이 철거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위터]


영상을 촬영한 익명의 남성은 “이것이 이 나라에 산 결과이자 이 나라를 위해 많은 메달을 딴 챔피언한테 일어난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레카비는) 열심히 노력해서 국가의 이름을 드높였다. 그런데 국가는 (다부드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린 뒤 집을 부수고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란와이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경찰이 주택을 철거했으며, 오빠 다부드는 미상의 ‘위반 사항’ 때문에 약 5000달러(약 651만원)에 해당하는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고 했다. 이어 “레카비가 지난 10월 한국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이후, 이란 당국으로부터 집요한 괴롭힘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아직 영상의 진위 등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레카비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아시아선수권대회에 4위를 차지한 뒤 지난 10월 19일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레카비는 이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라커룸에서 대기하다 급히 경기에 나가야 했다. 신발을 신고 장비를 챙기느라 바빠서 히잡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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