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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韓 최초 '미스 어스' 최미나수, 강한 의지로 만들어낸 마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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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나수, 국내 최초로 세계 4대 미인 대회 1위
"내 무기는 진정성...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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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최미나수가 한국인 최초로 '미스 어스(Miss Earth) 2022' 우승을 차지했다. 최미나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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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미스코리아 '선(善)' 최미나수는 '미스 어스(Miss Earth) 2022' 본선 무대 직전, 리허설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병원에 다녀올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굳은 의지로 세계인 앞에 나섰고, 무대에 오르자 놀라운 마법이 시작됐다. 고통이 사라지는 걸 느낀 최미나수는 노력 끝에 우승자의 왕관을 차지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세계에 전해진 순간이었다.

4일 최미나수는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필리핀 오카다 마닐라 호텔에서 열린 '미스 어스(Miss Earth) 2022'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세계 4대 미인 대회로 꼽히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스'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넓은 세상 보여준 해외 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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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최미나수가 한국인 최초로 '미스 어스(Miss Earth) 2022' 우승을 차지했다. 최미나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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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어스' 우승을 차지한 미스코리아 최미나수가 미스이란과 포즈를 취한 모습. 최미나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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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나수는 특유의 아름다움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본선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혀왔다. 멸종 위기 동물들에 대한 캠페인에서 의상은 물론, 수중 촬영까지 활용해 메시지를 전하며 '미스 어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회 기간 동안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온 최미나수는 "내가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그런 반응이 있었다.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긴 했다"고 말했다.

우승 후에는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최미나수는 "많은 분들이 SNS에서 '대박'이라고 해주셨다.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은 축하 문자를 줬다. 다들 기뻐해 주더라.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해외 대표들도 최미나수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들과의 만남으로 세계에 대한 그의 시야는 더욱 넓어졌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최미나수는 "내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한 만큼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친구들과 얘기하며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란 여성 인권 문제를 뉴스로 접하긴 했어요. 그런데 보이지 않으면 현실이 아닌 듯 느껴지잖아요. 그런 문제에 대해 친구들이 많이 알려줬어요.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나의 무기는 '진정성'


최미나수는 '미스 어스 2022'의 우승자가 된 후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본인이 갖고 있던 생각이 더욱 명확해졌단다. 지난날을 떠올리던 그는 "한국을 대표하게 됐으니 '미스 어스 2022'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환경 보호라는 취지를 갖고 있는 대회인 만큼 더 공부하고 다른 나라 친구들보다 더 앞서나가려고 했다"며 "왕관을 쓴 순간에도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보다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싶었다"고 전했다.

심사위원들과 해외 팬들이 반한 최미나수의 매력으로는 진정성을 꼽았다. 그가 지닌 무기인 진정성은 무대 위에서 유독 빛났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가는 미인대회 출전자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무대에 섰을 때 사람들이 제 본연의 가치관을 알아줬으면 했어요. 편하게 대화하는 방식으로 얘기하려고 노력한 이유죠. 진정성 있게 얘기하면 사람들의 신뢰도도 높아지거든요."

최미나수 앞에 놓인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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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미스코리아 '선' 최미나수가 '미스 어스(Miss Earth) 2022' 왕관의 주인공이 된 후 애국심을 드러냈다. Sky Fajard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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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어스 2022'를 찾은 최미나수 앞에 늘 꽃길만 펼쳐져 있던 건 아니다.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주변에서 대회 불참을 권유하기도 했다. 최미나수는 "대회가 너무 힘들었다. 사실 내가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계속되는 경쟁 속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는 강해지려 노력했고 주변 친구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진짜 시련은 대회 전날부터 시작됐다. 최미나수는 "리허설 중간에 계속 구토를 해서 호텔로 돌아갔다. 그때 아버지께서 필리핀에 오셨는데 '무대에 안 서는 게 좋을 것 같다. 중간에 쓰러질 수 있으니 안 될 듯하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대회 당일 아침에도 최미나수의 건강은 회복되지 않았다. 리허설에도 못 가고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단다. 최미나수는 "필리핀 팬들, 미인대회 팬들이 내 퍼포먼스와 말투를 좋아해 주셨다. 대회 날 무대에 서지 못한다면 내게 실망하진 않아도 아쉬워할 듯했다. 나도 그간 잘해왔는데 대회 당일 무대에 서지 못하는 건 아쉬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먹고 리허설에 참석했지만 어려움은 계속됐다. 그러나 곧 최미나수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그는 "무대에 오르니 마법처럼 아픔이 사라졌다"고 했다.

최미나수가 꿈꾸는 미래


'미스 어스 2022' 우승자 최미나수가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그는 "외적인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사람의 어투, 행동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는 듯하다. 기분 좋은 에너지, 다가가고 싶은 에너지,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지 않나. 그 에너지가 곧 진정한 아름다움인 듯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목구비가 예쁘고 조화로운 건 '예쁘다'고 표현하면 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미나수는 앞으로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갈고닦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그는 '미스 어스'가 환경 보호를 주제로 개최되는 국제 미인 대회라는 점에 주목했다. "대회 취지에 맞게 사람들에게 환경 보호에 대해 알리고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 환경 문제는 다른 사회적 이슈들과 깊게 연결돼 있거든요. 인권, 정치, 다른 나라의 경제 등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미스 어스'로서 사람들과 폭넓게 소통하고 싶어요."

'미스 어스 2022' 우승자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최미나수는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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