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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커피 찌꺼기'로 폐수를 식수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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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민욱 박사팀, 나노복합필터 개발
중금속 오염 폐수 1L를 4시간 만에 정화
PCL 함께 활용해 모든 재료가 친환경적


파이낸셜뉴스

커피 찌꺼기.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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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매달 1만t 이상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반도체 폐수를 먹는 물로 정화할 수 있는 나노복합필터가 개발됐다. 이 정화필터는 중금속에 오염된 물 1L를 4시간 만에 90% 이상 정화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민욱 박사팀과 동국대 김영관 교수팀이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PCL'을 활용해 구리나 수은 같은 중금속을 제거하는 나노복합필터를 개발했다.

이민욱 박사는 4일 "이 나노복합필터의 차별성은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하며, 만드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적 중금속 제거"라고 말했다.

중금속에 오염된 폐수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화학약품을 써야 하며 정화장치가 차지하는 공간도 상당히 넓어야 한다. 반도체 폐수 속의 중금속에 사람이 노출되면 신장, 간, 뇌와 같은 인체 주요 장기에 치명적이다.

또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잔은 커피콩의 0.2%만 사용하고 나머지 99.8%는 찌꺼기로 버린다. 이렇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약 28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중금속 폐수를 정화하기 위해 커피 찌꺼기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커피 찌꺼기에 폐수 속 중금속이 잘 달라 붙는다는 해외 연구 사례에 집중했다.

커피 찌꺼기를 정화된 물에서 잘 회수하기 위해 PCL과 함께 섞은 뒤 이를 나노사이즈 노즐에서 분출시켜 촘촘하고 균일한 필터를 만들었다. 이때 사용하는 캡슐커피 안의 커피 찌꺼기는 세척이나 불순물 제거 같은 전처리 공정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

이 필터를 이용해 성능을 평가한 결과, 중금속 농도가 13.45ppm인 폐수 1L를 4시간 안에 90% 이상의 중금속을 제거했다. 또한 이 필터를 여러번 재활용해도 정화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캡슐커피 하나 정도인 커피 찌꺼기 5g으로 약 10L의 폐수를 정화할 수 있는 나노복합필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필터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커피 찌꺼기의 단위면적당 성능을 끌어올리고, 고압에서도 견딜수 있도록 나노복합필터의 강도를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욱 박사는 "구리를 비롯한 다양한 중금속과 유기물에 대한 제거 성능을 확인하고 경제성과 성능을 동시에 높여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수자원 처리 분야의 국제 학술저널 '물 공정 공학저널(Journal of Water Process Engineering)' 12월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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