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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11월 美실적 ‘대박’ 낸 현대車 떨고 있는 이유?..조 바이든 美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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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실적 32.1%↑...12만5013대 팔려

랜디파커 “친환경차 덕...연말실적 기대중”

IRA ‘구체적 항목’ 2023년 1월 적용 예정

주력 전기차량에 영향 클 듯

헤럴드경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장소로 입장하는 모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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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1월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랜디 파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yundai Motor Ameria·HMA)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말 발표할 2022년 실적이 기대된다”면서 자축할 정도로 올해 실적에선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내년도 실적을 놓고서는 우려가 감지된다. 2023년 첫날부터 구체적인 조항이 시행될 예정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하는 친환경 차량은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한국과 프랑스 등 각국 정부가 나서 IRA 세부 조항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협의는 하되 IRA 개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쇼크 극복한 현대차 그룹=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 11월 미국 차량 판매량은 12만50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1% 증가했다. 회사별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6만8310대, 기아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5만6703대의 차량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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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여기에 따라 밀린 대기수요를 해소한 것이 한 가지 영향으로 보이지만, 현대차그룹이 최근 내놓은 차량이 미국에서 호평받은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적을 공개한 7개 완성차 브랜드 중 11월 판매량이 감소한 브랜드도 있었다. 일본 혼다자동차(혼다+아큐라)는 전년 동월 대비 6.1%, 미국 포드자동차(포드+링컨)는 7.9%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줄었다.

파커 CEO는 “경제적 급변기 속에서도 현대차는 11월 훌륭한(terrific)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12월이 지났을 때 우리가 어떤 성적을 받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또 “친환경 차량에서 훌륭한 실적이 있었고 투산과 산타페 제품도 여전히 호실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부터는 위기?=11월 현대차그룹 친환경 차량은 총 1만4882대가 팔렸다. 전년동기대비 75.4% 증가한 수치. 특히 전기차는 3069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대비 197.7% 판매량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올해 6월 출시된 기아의 EV6 판매량이 더해진 것이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엘란트라 HEV와 싼타페 HEV도 11월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이전보다 원활해지고, 지난해 12월 이후 선뵌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이 반영될 경우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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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매년 전기차모델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등, 친환경 차량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 미국 친환경 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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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차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동차 보조금을 ‘세제 혜택’ 방식으로 제공한다. 한국처럼 차량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해 차량 판매 금액을 깎아주는 형식이 아니다. 자동차 구매 후 구매자가 하는 소비에 대해 소비세를 공제해주는 구조로 세제 혜택을 준다.

하지만 우려감이 감지되는 이유는 IRA에 있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이 내놓은 친환경 차량이 현지에서 상품성도 우수하단 평가도 받고, 마케팅에서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데 IRA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RA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와 EV6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제네시스 GV70이 이달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나머지는 조지아 공장에서 2025년이 돼야만 현지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

아이오닉 5의 현지 판매가는 약 4만1000달러다. 미국 브랜드 포드 머스탱의 마하-E(Mach-E)가 약 4만6000달러인 것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포드차에 7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포드차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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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북미시장에 내놓은 친환경차량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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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한국 정부, 프랑스도 반발=IRA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IRA는 지난달 8월 시행된 이후 계약된 차량에 대해서만 영향력이 적용된다. 현재 5~6개월가량 대기 물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전기차 판매량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고려해 IRA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부는 지난달 4일 1차 의견서를 보내면서, 친환경 차량의 세액공제 기준 적용을 3년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일 낸 2차 의견서에서는 ‘상업용 친환경차’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하고, 집중적인 세액공제를 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상업용 친환경 차에 대해서는 북미 최종 조립 규정 등과 무관하게 세제 혜택이 부여될 예정인데, 렌트·리스를 기간에 상관없이 상업용 차량에 넣어달라고 했다. 4일에는 정부와 국회 대표단이 미국을 찾아 협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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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민관합동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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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법 개정에 대해선 강력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보스턴행 기내 브리핑에서 “법률 수정을 위해 의회로 돌아갈 계획은 없다”며 “IRA와 같은 역사적 입법에 대해 연방기관에서 진행 중인 복잡한 절차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처럼 IRA 시행으로 피해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나온 논평이다.

하지만 일부 조항이 수정될 가능성은 감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IRA같이 거대한 법안을 작성하는 경우에는 결함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IRA에 대한 우방의 반발이 잇따르자 “동맹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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