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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F비즈토크<상>]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철강·정유·자동차 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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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철강·정유·자동차 업계 전반 큰 피해
수도권 휘발유·경유 1~2일 후에는 '품절'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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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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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박경현·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최문정 기자] 다사다난한 임인년의 마지막 달이 밝았습니다. 12월에 들어서도 경제계는 격동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먼저, 산업계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철강, 정유, 시멘트, 자동차, 타이어 등 다양한 산업계에서 물류 차질에 따른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특히 정유업계와 자동차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개인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일각에서는 금투세 연기 발언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입니다.

제약업계에서는 지난 1일 SK그룹의 정기 인사로 그룹 내 바이오사업 핵심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의 경영진 역시 변화를 맞았습니다. SK바이오팜은 조정우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을 SK바이오팜과 미국 자회사인 SK 라이프사이언스의 사장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미국 법인장이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연구·사업 개발(R&BD) 대표로 각각 승진했습니다. 먼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정유 대란'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 '로드 탁송·주유 대란'…"파업 탓에 차 몰기 힘드네요"

-화물연대 파업이 전 산업계에 큰 피해를 주고 소비자들에겐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집계한 철강업계 출하 차질 규모는 1조100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5대 철강사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의 출하 차질액은 8700억 원으로 추정됐고, 중소 철강사 피해 규모도 2000억 원을 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시멘트 976억 원, 자동차 3192억 원, 정유 4426억 원으로 피해액이 집계됐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유 대란'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어찌 된 일인가요.

특히 정유업계의 물류 대란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1일 기준으로 기름 재고가 없는 '품절 주유소'는 50여 곳에 이릅니다. 앞서 주유소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전국 평균 1~2주 분량의 휘발유와 경유 를 비축했지만, 수도권은 주말을 앞둔 2일 기준으로 1~2일 정도 분량만 남았습니다. 수도권은 지방과 달리 인구밀도가 높아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데, 땅값이 비싸 연료 저장 탱크의 크기가 작습니다. 따라서 주유소들은 자주 기름을 보충해야 하는데, 파업으로 물류 대란이 일어나면서 품절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피해가 커진 이유가 있을까요.

정유업계가 화물연대 파업의 피해를 사실상 처음 겪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대 정유사 직영 차량들이 파업에 동참했는데요. 이는 사상 최초입니다. 해당 4대 정유사 탱크로리 운전기사들은 지금까지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입률이 70%를 넘었습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가입률이 9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유업계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어서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은 저유소에서 주유소로 기름을 수송할 때, 최대한 많은 물량을 내보내는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의 불편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네. 수도권 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등 땅값이 비싼 지역 주유소는 '품절' 안내판을 걸어두고 장사를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집 주변 주유소에서도 기름이 품절될 것을 우려해 미리 연료를 가득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결국 일부 주유소 주변에서는 차량의 줄이 길게 늘어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주유하기 위해 10㎞ 이상의 거리를 운전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으며, 아예 경기도권에서 출퇴근하면 지방도 등에 있는 주유소를 일부러 찾아가 기름을 넣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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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운행을 멈춘채 주차되어 있다./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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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새 차를 사기도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출고장까지 운송해야 하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운송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차량이 운송 지연을 겪고 있는데요. 궁여지책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로드 탁송'을 하고 있습니다. 카 캐리어로 차량을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전해 이동하는 방식인데요. 소비자들의 불만은 매우 큽니다.

신차는 보통 근거리만 이동하면서 수십㎞ 정도만 움직이는데, 로드 탁송을 할 경우 수백㎞의 거리를 움직여야 합니다. 새 차를 샀는데 헌차가 오는 것이나 마찬가지. 여기에 일일 근로자를 뽑는 방식도 불신합니다.

완성차 업체도 로드 탁송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루 평균 4억~5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다 알려져 있습니다. 파업이 8일째 이어지면서 이미 로드 탁송에만 약 4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로드 탁송 차량에 대해서는 보증 기간도 2000㎞로 늘렸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없는 건가요.

산업통상자원부는 2차관 주재로 정유업계, 주유소 업계와 함께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을 위한 실무회의를 열어 발동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사전 검토하고 피해 현황 확인과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시멘트에 이어 정유 부문도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면 휘발유와 경유 수송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근본 해결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시멘트의 경우 지난 1일 기준 출하량은 4만5000t으로 파업 직후보단 두 배 늘었지만, 평소 출하량(20만t)의 2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3차 협상을 통해 화물연대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할 상황입니다.

-아무쪼록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이 타결돼 물류 대란이 해소되고 산업계 전반의 피해가 줄어들길 바랍니다.

☞<하>편에서 계속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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