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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뱅크시 벽화도 위험하다…도난 시도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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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외곽 호스토멜에서…작품 도려냈으나 훼손 안 돼

현지 경찰 "일당 현장에서 체포…벽화는 경찰이 보호 중"

아시아경제

우크라이나 호스토멜에 그려진 뱅크시의 벽화. 도난 당하기 전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에 그린 벽화를 훔치려던 일당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절도범들이 노린 작품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호스토멜에 그려진 작품으로, 방독면을 쓴 여성이 목욕 가운을 입고 소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벽화다. 작품이 그려진 벽의 겉면은 나무판자와 석고보드라 일당은 그림이 있는 부분만 잘라냈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체포했으며, 그림은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 벽화는 뱅크시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그린 7점의 벽화 중 하나다. 다행히 벽화는 훼손되지 않았고 현재 경찰이 이 작품을 보호하고 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 이미지들(뱅크시의 작품들)은 결국 적과의 투쟁의 상징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 세계의 지지와 연대에 관한 이야기"라며 "우리는 이 거리 예술작품들을 승리의 상징으로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벽화 사진 3장과 함께 '보로디안카, 우크라이나'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보로디안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올 2월 전쟁 초기에 러시아의 폭격으로 큰 피해를 본 곳이다. 뱅크시의 인스타그램 사진 속 벽화는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 손을 짚고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균형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 소녀의 모습이다.

뱅크시는 이어 지난달 18일에는 절도 미수에 그친 벽화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벽화의 제작 모습 등이 담긴 1분 30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올려 우크라이나 벽화를 자신이 그렸음을 드러냈다. 이 동영상에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모습도 담겼는데, 이 가운데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인터뷰에 응한 한 젊은 엄마는 자신의 목소리로 뱅크시 작품이 그려진 공간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여기 폭탄이 떨어졌어요. 많은 사람이 죽었죠"라고 말한 뒤 지금은 폐허가 돼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진 허물어진 벽을 가리키며 "우리 아이가 이 유치원에 다녔어요. (옆의 아이를 바라보며) 얘야, 슬퍼하지 말렴. 우리는 이미 많이 울었잖니. 우리에겐 더 이상 흘릴 눈물이 남아있지 않아"라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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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발견된 그림.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SNS 캡쳐>


뱅크시의 작품이 도난당할 뻔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뱅크시는 2018년 6월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음악당 문에 2015년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슬픈 소녀'로 불리는 벽화를 그렸다. 이 벽화는 테러가 발생한 날 밤, 미국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의 콘서트를 관람한 많은 관중이 탈출로로 사용했던 골목으로 통하는 문에 그려졌다.

2019년 1월 두건을 쓴 도둑들은 앵글 그라인더를 사용해 벽화를 떼어냈다. 이 작품은 도난당한 지 18개월이 지나 이탈리아 시골 농가의 다락방에서 발견됐고 범죄에 가담한 프랑스인 7명, 이탈리아인 1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인 뱅크시의 작품은 수백억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0월 14일(현지시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뱅크시의 회화 '풍선과 소녀'가 1870만 파운드(한화 약 304억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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