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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몰려드는 흑두루미, AI 폐사…"면역강화" 먹이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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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순천만 생태 가치 보여줘, 확산 방지 효과"

"집단 서식·감염, 해마다 반복될 수 있어" 우려

연합뉴스

순천 갯벌 흑두루미
[문화재청 제공]


(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세계 최대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자 이를 피해 흑두루미들이 전남 순천만으로 몰려들고 있다.

순천시는 먹이 주기를 통해 흑두루미 집단 서식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는데, 흑두루미가 AI 감염으로 집단 폐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현재까지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40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현재까지 8마리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

시는 일본 이즈미에서 AI에 감염된 흑두루미가 순천만으로 옮겨오면서 집단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순천만에는 매년 3천∼4천마리의 흑두루미가 월동하는데, 올해는 일본 이즈미에서 대거 옮겨오면서 1만마리까지 늘어났다.

흑두루미가 순천만 갯벌에 서식하면서 인근 농경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농경지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국의 흑두루미 월동지에서도 AI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1천마리가 월동하는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에서도 현재까지 흑두루미 4마리가 AI에 감염돼 폐사했다.

순천시는 흑두루미에 영양분을 제공해 면역력을 높이겠다며 친환경 볍씨를 제공하는 먹이 주기를 매년 해왔다.

이로 인해 흑두루미가 순천만에 집단 서식하면 이동량을 감소시켜 AI 확산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흑두루미가 밀집하면서 AI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먹이 주기로 집단 서식을 유도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 서식으로 감염이 이어지고 흑두루미의 왕성한 활동으로 오히려 국내 AI 확산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순천만이 흑두루미 주요 월동지가 되면 해마다 흑두루미가 순천만으로 몰려들어 AI 집단 감염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순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먹이 주기를 통해 흑두루미가 밀집한 결과 흑두루미가 집단 폐사하는 문제가 나오고 있다"며 "내년부터 일본 이즈미가 아닌 순천만이 주요 월동지가 된다면 AI 집단 감염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순천만 습지
[순천시 제공]



순천시는 흑두루미가 오는 것은 순천만 갯벌의 생태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흑두루미 서식지로서 가치를 존중하되 방역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순천만에서 흑두루미를 지속해서 관찰하며 AI 감염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활동을 하지 못하고 단독으로 활동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흑두루미는 곧바로 포획해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순천만 출입을 통제하고 흑두루미 서식지 소독을 강화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먹이를 뿌려주면 흑두루미가 그곳을 벗어나지 않는다. 먹이 활동하는 장소에서 모여 있기 때문에 다른 데로 확산할 우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천∼4천마리가 올 때까지는 순천만의 노력으로 보존해왔는데 이제는 1만마리가 넘는 이례적인 상황이고 매년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질병 발생을 저감시키면서 흑두루미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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