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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나눔동행] "받은 도움 돌려주어야" 팔순 봉사자 이종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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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인 저보다 더 어려운 이웃 많아 봉사 결심"

1365 자원봉사포털 1천34회 4천734시간…연말 강원지사 표창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제게 도움을 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봉사밖에 없어서 하는 것뿐입니다."

팔순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봉사에 여념이 없는 이종수(80) 씨는 자신의 활동이 내세울 것 없다는 듯 무심하게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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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씨
[촬영 이상학]


이씨는 65세인 2007년부터 현재까지 15년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늦깎이 자원봉사자다.

그가 봉사에 발을 디딘 것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 1999년 퇴직한 이후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곡절 끝에 혼자 남게 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고부터다.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마을 통장 일을 맡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던 그는 2007년 마을 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받은 도움을 사회에 되돌려 주자'고 마음먹었다.

그의 진정성을 알아본 주민들의 권유로 마을 봉사단장을 맡으면서 이웃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이씨는 "봉사단장을 맡을 당시 보람을 느껴 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며 "아무것도 없는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줄 수 있는 것은 봉사뿐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지역 사회복지시설 무료 급식소 배식 활동을 비롯해 몸이 불편한 고령층이나 장애인 가정을 직접 찾아가 도시락을 배달하는 등 거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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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을 보여주는 이종수씨
[촬영 이상학]


혼자 살아가는 노인 말벗과 세탁 봉사, 겨울철 연탄 배달, 시내 거리와 관광지 환경정화, 우유 팩과 폐건전지 수거 활동 등 가리지 않고 힘을 보탰다.

2008년부터 시작한 춘천국제레저대회 등 각종 대회와 행사 등에 빼놓지 않고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돕고 있다.

매번 행사에 참여한 탓에 선수등록이나 경기 보조, 교통 등의 지원활동은 베테랑 수준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재난재해로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의 구호 활동도 빼놓지 않았다.

집중호우로 생활의 터전을 잃은 현장 지원을 자원해 빨래 봉사 등 복구에 힘을 보태고, 다른 지역 구호 활동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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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에는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춘천 의암호 선박 침몰사고 수색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소 늦은 나이로 봉사활동에 나선 그는 이후 2014년 대한적십자사 효자봉사회 회장과 효자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봉사활동이 매번 녹록지 않았다.

이씨는 3일 "이웃의 이사를 돕다가 몸을 다쳤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봉사활동을 하다 섭섭한 순간도 없지 않았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이 많은 것을 알기에 힘을 냈다"며 "손녀와 둘이 사는 한 노인이 자신의 손을 붙잡고 펑펑 울 때 '이런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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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춘천 국제행사 당시 외국인과 기념 촬영을 한 이종수씨.
[이종수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꾸준히 이어지던 그의 봉사 발걸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자신을 찾는 곳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에 1∼3차례씩, 한 달에 10회가량 특별한 일이 없으면 봉사활동에 나선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이 다소 줄어들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1365 자원봉사포털에 기록된 그의 봉사활동은 1천34회 4천734시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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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도시락 배달 봉사하는 이종수씨
[이종수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올해 연말 자원봉사 활동과 관련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는다.

앞서 2016년 춘천시민상 사회봉사 부문 수상 등 다수의 상을 받은 그가 수줍게 보여주는 표창은 10여 개가 넘었다.

이씨는 "저보다 낮은 곳에 계신 분들이 많아 저의 작은 손길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봉사 현장을 계속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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