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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백지 시위’ 번지자… 中, 방역 완화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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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병원성 약화 언급

‘제로 코로나’에서 입장 선회

민심 폭발에 출구전략 모색

‘시위 후 연락두절’ SNS 달궈

추도대회 전후 시위격화 예고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후 잇달아 방역 완화를 시사하고 있어 출구전략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방역 정책을 총괄하는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전날 방역 최전선 전문가 8명과의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있어 예방·통제 조치를 더욱 최적화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며 지난달 30일 좌담회에 이어 이틀 연속 오미크론의 병원성 약화를 언급했다.

세계일보

지난 11월 27일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에서 ‘백지 시위’를 하는 시민들과 마주한 중국 공안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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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1명만 나와도 대규모 주거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비상식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민심이 폭발하자 하루아침에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약하다”며 입장을 전환한 것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베이징대 제1병원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王廣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세한 오미크론 병원성이 약하기 때문에 이전 코로나19 방역 방식을 고수하면 의료 시스템에 큰 압력을 가할 것이며 중증 사례 치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지난달 29일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에 인터넷 검열팀 직원을 확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최대 빅테크인 텐센트,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더우인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이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른바 백지 시위에 관한 콘텐츠 검열을 강화하고,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접근을 차단하라는 것이 당국의 지시다.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후 체포된 뒤 연락이 되지 않는 이들을 찾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중국 본토 양심수 데이터베이스’ 계정에는 ‘청두(成都) 왕핑거리에서 체포된 검은 장갑을 끼고 단발 곱슬머리인 위구르족이 소식이 없다’거나 사진까지 공개하며 ‘11월 30일 상하이 난징시루 부근에서 리캉멍(李康夢)이 체포됐지만 연락이 두절됐다’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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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 중국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공안들이 한 ‘백지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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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애도의 장(場)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워싱턴=이귀전·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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