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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착공도 안했는데 "우리 먼저 입주할게요"...수도권 데이터센터 입주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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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홍효진 기자] [편집자주] 디지털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 AI(인공지능), 메타버스, 클라우드 확산 등으로 데이터의 생성·유통·축적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다. 여기에 카카오 먹통사태 이후 기업들의 이중화 수요도 급증했다. 데이터센터 부족의 원인과 여파,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MT리포트-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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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착공 전부터 주요 기업들의 사전 입주약정이 빗발칩니다. 최소 절반 이상의 입주물량이 예약된 상태로 착공합니다"

경기도 용인 죽전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하이퍼스케일급(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퍼시픽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데이터센터를 짓는 이 회사는 착공 전부터 입도선매식으로 입주가 예약된 물량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리츠(부동산투자신탁) 형태로 자금을 모아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미국 기업 디지털리얼티도 올 초 준공한 서울 상암 데이터센터 이외에 경기도 김포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2024년 1차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김재원 한국디지털리얼티 지사장은 "한국에서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고객사의 급박한 요청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했다.

핵심 IT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수요가 최근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와 기업의 디지털전환(DX) 열풍,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기업이나 기관들이 자체 전산설비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IT서비스와 처리할 데이터가 급증하는 것이다. 이에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불붙었다. 여기에 지난 10월 카카오 서비스 먹통사태로 기업들이 시스템 이중화 수요가 더해져 수급 불균형이 더 심화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 2012년 114개, 2020년 156개로 계속 증가추세다. 2025년 국내 데이터센터의 수는 188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상업용 외부임대 즉 코로케이션(Colocation) 설비는 이미 포화상태다. 데이터센터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센터 용량을 기준으로 할 때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이들이 국내 코로케이션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비수도권 지역의 데이터센터는 주로 DR(재해대응) 용도의 이중화 설비나 기업·기관이 자체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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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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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고객과의 인접성, 관리인력 확보 용이성, 비상상황 대응을 위한 물리적 시간 단축 등 이유로 수도권 데이터센터는 이미 잔여 상면(서버 등 IT설비 구축구역)이 없는 상태"라며 "현재 건설중인 센터가 가동되는 2025년쯤이면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자칫 민간·공공의 디지털전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뚝딱 지어올릴 수 없다. 초고압 전력망은 물론이고 대규모 통신망에 예비 발전소, 비상 전원공급장치 등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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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통상 데이터센터 1곳의 소요 전력량은 충남 공주시만한 규모의 중소도시 1곳의 사용량에 육박한다"며 "현재의 한국전력의 발전·변전설비는 신설 데이터센터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전자파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여론도 데이터센터 확충을 어렵게한다. 실제 경기 용인시·시흥시 등 기업 데이터센터 건립이 예정된 곳에서는 주민 반대여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방에 발전소를 지어 송전망을 연결하는 것도 과거 밀양 송전탑 사태 등에서 확인됐듯 여의치 않다.

최 교수는 "데이터센터 추가건설이 지연되면 그만큼 민간·공공의 디지털 전환은 느려진다"며 "국가 디지털 경쟁력에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는 만큼 공급을 늘릴 종합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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