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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화물연대 총파업 9일째…기름 동난 주유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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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기준 전국서 49곳 달해

수도권 일대 일부 주유소는 재고 2~3일분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세계일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오후 집단운송거부로 유류제품 수송이 지연돼 재고가 소진된 서울 관악구 소재 주유소를 방문해 업체 관계자 간담회를 갖고 업계의 우려사항을 듣고 있다.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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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전국적으로 기름이 동난 주유소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일대 일부 주유소 재고는 2~3일분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뉴시스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서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는 휘발유 40곳, 경유 6곳, 휘발유·경유 3곳 등 총 49곳이다. 이는 전날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4곳, 경기 11곳, 인천 2곳, 충남 9곳, 충북 2곳, 강원 1곳으로, 회전율이 높고 화물연대 조합원 비중도 높은 수도권에 품절 주유소들이 집중돼 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서울권에서 주유소 규모가 작고 탱크 크기도 작은 곳들은 재고 소진이 빨리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가용 가능한 모든 (탱크로리)차량을 수배해 운송하는 방법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6월 화물연대 파업때는 조합원 가입률이 10% 미만이다 보니, 파업이 빨리 끝난 편이고 정유업계 피해는 더 없었다"며 "지금은 탱크로리 기사들이 거의 다 가입을 해서 파업에 참여 하다보니 지켜만 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다음 주말이면 대부분 주유소의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며 "주유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탱크로리가 있는데 여기에 긴급 배송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연대가 기름이 출하되는 저유소 근처에서 비조합원들의 운송을 방해하고 있는데,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커뮤니티 등 온라인 상에서는 "살다살다 처음으로 주유소 기름 품절을 본다"거나 "저렴한 주유소 휘발유가 품절되어서 더 비싼 곳에서 주유했다", "다음 주는 괜찮을지 걱정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군 탱크로리를 긴급 지원하는 등 기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비상 수급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탱크로리 5대를 비롯해 대형 트레일러 등 군 차량 20여대가 피해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우선 투입했다.

정부는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사전 작업에도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박일준 2차관 주재로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실무 준비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명령 발동을 위한 법적 요건 등을 사전 검토했다.

정부는 정유·철강 등의 업종에서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어, 다른 산업에까지 피해가 확산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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