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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경기 도중 마스크 벗고 위험천만 질주…손흥민이 말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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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으면 안되죠 사실. 생각해보면 수술한지가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뼈가 붙는데 최소 3달이 걸린다. 뼈가 살짝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모자란 상황인데, 저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위치고, 제가 좋아서 임무를 알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순간 마스크를 벗었다. 좋아진 게 아니라 여전히 리스크를 감수하기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다면 어떻게서든 해야 하는 게 임무다.”

포르투갈전 막판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고 손에 들고 뛴 손흥민(30·토트넘)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밝힌 얘기다.

중앙일보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손흥민이 안면 보호대를 손에 들고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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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에 선발출전해 2-1 승리와 극적 16강행에 기여했다. 특히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드리블 돌파 후 절묘한 패스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달 초 얼굴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이날 경기 도중 마스크를 벗고 손으로 들고 뛰다가 다시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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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후반, 마스크를 벗은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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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은

“소감이 따로 필요할까요, 선수들 너무 자랑스럽다. 기자님들도 자랑스러운 순간일 것이다. 선수들 많은 칭찬 받아 마땅하고, 너무 기쁜 순간이지만 다음을 더 준비하는 입장으로 침착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경기 끝나고 울었는데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고 누구보다 가까이 본 사람이기에. 이 선수들이 여기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기쁘고 주장으로 너무 자랑스러워서 감정적으로 정말 좋았다. 경기를 이길거라 생각한 사람 많이 없었을텐데 선수들은 그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고 결과 만들어내서 좋았다.”

-마지막 돌파 때 황희찬이 보였나

“보고 패스했죠. TV로 보실 때는 안보고 패스할거라 생각하기도 하는데, 상황을 다 읽고 항상 짧은 시간 계산하고 패스한다. 나도 70~80m 뛰어가서 패스하는 게 쉽지 않다. 저한테도 조금만 공간 있었으면 슈팅 때리려 했는데, 순식간에 위험지역에서 3~4명 둘러싸였고 희찬이가 왼쪽에서 오는 게 살짝 보였다. 마땅히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구나 하고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다. 그게 볼이 운 좋게 잘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 잘해준 게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16강에 가니 어떤가

“너무 좋지만 끝난게 아니다. 16강에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지금 선수들 너무 좋아하고 감정적으로 들떠 있다. 하지만 오늘까진 이 감정 유지하고, 내일부터 또 새로운 마음으로 다른 경기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전반 후 라커에서 어떤 조언을 했나.

“선수들한테 더 이상 골 먹으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 1-1로 끝낸 게 좋은 상황을 만들었고 찬스가 올거라 믿었기에 잘 버티고 찬스 났을 때 결정적인 모습 보여주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희생해주고 버티고 싸운 덕에 승리했다.”

-4년 전에도 ‘경우의 수’가 살아 있었는데

“4년 전 생각은 안났고, 모여있을 때 가장 했던 말들이 정말 저희는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계속 얘기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다른 경기 영상들을 보면서 제가 할 말 하기 바빴다. 경기 결과 어떻든 정말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 그 순간에는 4년 전 어떤 마음보다는 지금이 너무 자랑스러운 마음이 컸다.”

-첫 골 넣고 세리머니할 때 기분은.

“1분 1초가 아까웠다. 그 좋은 분위기 이끌어서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빨리 공들고 가자고 했다. 저도 뛰어가서 안아주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만급했나 싶긴 하는데 선수들도 급했을거고.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행히 결과 나와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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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뛰면 어떤가

“괜찮다.”

-한번은 찬스가 올거라 생각했나.

“그럼요 . 아니면 우리가 공격할 수가 없죠. 포르투갈 상대로 많은 찬스 낼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포르투갈이 지배하니 우리가 골을 안 먹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조그마한 기회왔을 때 결정 짓냐 안 짓냐가 중요하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고 우리처럼 수비하면 골 넣는건 어렵다. 오늘 처럼 믿고 잘 경기하면 찬스 올거라 믿었고 오늘 처럼 잘 마무리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위로 올라갈까

“답을 알고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나 축하받아야 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다음 경기가 금방 돌아오니까. 우리가 어떤플레이해야할지 잘준비 해야한다. 어디까지 올라가겠다 약속하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우리도 너무 우승하고 싶죠. 매 경기 주어지는 경기에서 최선 다하는게 중요하다. 그랬을 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지금 어디랑할지도 확실히 모르는데, 정해지고 난 뒤 모든 걸 쏟아낸 뒤 다음 경기 생각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알라이얀(카타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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