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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野, 방송법 개정안 과방위 단독처리… 與 “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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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조정위 하루만에 또 입법 독주

與 “친노조 공영방송 될것” 반발에도

野 정청래 “토론 종결, 위원장 재량”

동아일보

2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려고 하자 권성동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오른쪽)석으로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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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다루는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전날 여야 간 이견 조율을 위해 열린 안건조정위원회마저 수적 우세로 무력화시킨 데 이어 바로 다음 날 전체회의에서마저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날치기 입법 꼼수” “최악의 폭거”라고 비판하며 다음 단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반대토론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도 “토론 종결은 위원장 재량”이라며 기립 표결을 강행했다. 위원장석 앞으로 찾아가 항의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개판이네”라고 외치며 퇴장했다. 결국 개정안은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과방위는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8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이 각본처럼 박완주 의원을 안건조정위에 포함해 사실상 민주당 4 대 국민의힘 2로 만드는 꼼수를 부렸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위장 탈당한 것과 같은 꼼수”라고 주장했다.

여야 공방이 길어지면서 정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회의 진행을 개판으로 하니까 항의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날로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앞으로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를 비롯해 본회의 최종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간 대치도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개정안 통과 직후부터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성명에서 “민주당은 민주당 나팔수로 전락한 민노총 언론노조의 노영방송 체제를 더 견고하게 하려는 개악된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했다. 언론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방송법 개정안은 ‘언론판 검수완박’”이라며 “공영방송을 국민에게서 완전 박탈하고 민주당 일부 세력과 민노총 언론노조 일부 세력에 헌납하려는 ‘공영방송 완전 박탈’ 법안”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과방위원들도 공동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박성중, 허은아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같은 취지로 발의했고 여야가 6개월간 논의했던 내용”이라면서 “어제도 국민의힘이 신청한 안건조정위를 열어 숙의를 거듭했지만 정작 국민의힘 위원들은 막말, 폭언만 내뱉고 사라졌다”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주장하고 있다”며 “거부권 행사는 방송 장악의 검은 의도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경고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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