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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도 숨죽인 10분, 벤투 감독은 선수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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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새벽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승리하고 16강 진출 확정을 확인한 뒤 그라운드에 슬라이딩하며 세리머니 하고 있다. 알라이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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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고도 선수들은 환호하지 못했다. 일단 그라운드 한가운데 동그랗게 모여 어깨동무를 한 채 숨죽였다. 휴대폰을 들고 다른 구장, 알와크라의 알자누브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우루과이전 중계를 함께 들여다봤다.

약 10분의 짧은 시간, 10시간 같은 긴 기다림.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누르자 그제서야 태극전사들은 환호하며 태극기를 들고 뛰어다녔다. 마스크를 벗은 손흥민은 눈물을 흘렸다.

대한민국 축구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H조 최강, 시드국 포르투갈을 꺾었고 우루과이를 떨어뜨리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우루과이와 0-0 무승부, 가나에 2-3 패로 승점 1점을 안고 3차전 포르투갈을 맞이한 한국은 이날 반드시 이기되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봐야 16강 진출을 바랄 수 있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김영권의 동점골로 희망을 만든 한국은 후반 교체카드로 투입돼 이번 대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황희찬의 극적인 골로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승점 4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시 우루과이-가나전은 우루과이가 2-0으로 앞선 채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대로 끝나면 우루과이도 승점 4로 동률, 골득실 역시 우루과이와 동률이 돼 다득점에서 4골로 우루과이(2골)를 앞서 16강 진출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반면 우루과이가 추가시간에 한 골만 더 넣어도 한국의 16강 진출은 좌절되는 그야말로 두 나라의 희비를 가르는 시간이었다.

우루과이가 몇 차례 슈팅을 했지만 모두 불발됐고 결국 그대로 끝났다. 우루과이는 2-0으로 승리하고도 조 3위가 돼 탈락했다. 한국이 16강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2차전 가나전에서 주심의 경기 종료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이날 포르투갈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누구보다 가슴졸이며 경기를 지켜본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그라운드 입구로 이동해 선수들을 기다렸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감싸고 우루과이-가나전을 보며 숨죽이는 동안 벤투 감독은 혼자서 선수들을 기다렸다. 마침내 16강이 확정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 세리머니를 마치고 들어오자 모두를 꼭 안아주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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