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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유니폼 뒤엔 ‘3달러 노동’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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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에 스포츠용품 ‘인기’

현지 생산공장 노동자 일당 3천원

NYT “노조원 해고 등 열악” 보도

경향신문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표팀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폴란드 경기를 보고 있다. 도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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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의 유니폼을 비롯해 축구 제품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은 얼마일까. 미얀마와 캄보디아 의류공장의 노동자들이 하루 3달러도 벌지 못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미얀마 양곤에 있는 푸첸그룹 공장에서 일하는 7800여명의 직원들은 아디다스 축구화를 만들며 하루 2.27달러(약 2967원)를 받는다. 이곳 노동자들은 지난 10월 일당을 3.78달러로 올려달라며 파업을 시작했으나, 공장 측이 군 병력을 동원해 진압했다. 노조원 16명을 포함한 26명은 해고됐다.

대부분의 패션 및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생산시설을 소유하지 않고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현지 노동 환경에 대한 법적 책임을 비켜간다. 대만에 있는 푸첸그룹 본사는 뉴욕타임스에 “현지 법률과 규정을 준수했으며 단체교섭권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아디다스는 “적법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의류산업 노동자 약 4000만명이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낮은 처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 결성 또는 노조 확대를 막거나 방해하기 위한 시도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아디다스 축구 의류와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만드는 트랙스어패럴은 2020년 캄보디아 공장의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8명을 해고했다. 공장 측은 이 중 4명을 복직시키는 대신 노조에 다른 이들의 복직이나 체불 임금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이 공장에서 일했던 한 노동자는 “우리에게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노조를 믿었다. 지금은 많은 날을 울게 됐다”고 했다.

지난달엔 아디다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아디다스 모델인 세계적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에게 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코로나19 시기 아디다스는 내 임금을 삭감하고 돌려주지 않았다. 아디다스가 당신의 모델료도 깎았나”라고 물었다. 아디다스의 월드컵 유니폼 가격은 최고 150달러에 이른다.

월드컵 대목을 앞두고 해고된 이들은 생계 곤란을 호소한다. 미얀마의 경우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자국 통화 약세로 인해 고통이 중첩되고 있다. 한 해직 노동자는 3일 동안 굶었다고 말했고, 다른 해직 노동자는 “가족의 생존이 걱정된다. 예전에도 너무 힘들어 임금 상승을 요구했는데, 지금 일자리가 없어 훨씬 더 어렵다. 먹을 것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인권컨소시엄’의 툴시 나라야나사미 국장은 “월드컵 의류 노동자들이 받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부재했다”며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더 나은 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단결하는 건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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