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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펜' 든 김한규 "윤 대통령, 윤핵관에게 좀 물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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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인터뷰] 29일 업무개시명령 국무회의 발언 첨삭... "대통령의 고민 부족해보였다"

오마이뉴스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대통령의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첨삭본 ⓒ 김한규 의원 페이스북



11월 29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새빨갛게 쭉쭉 줄을 긋고 고친 부분이 표시된 글 한 편이 올라왔다. 김 의원이 '빨간펜'으로 고친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이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안전운임제(화물노동자들의 과로·과속·과적을 예방하기 위한 일종의 최저임금제) 보장을 요구하며 총파업 중인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김 의원은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연장 및 확대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고, 어떠한 명분도 없는 불법파업이라고 비난한다"며 "업무개시명령은 부당하게 예산심사를 거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필요할 듯 싶어 모두발언을 수정해봤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의 고민이 부족해보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여야가 극한대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은 "국회가 불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정쟁의 장으로만 생각"하는 윤 대통령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그는 "여당 의원 중에서도 대통령과 다르게 국회의 역할을 생각하는 분이 있을 테니, 우리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님들하고 잘 좀 얘기하시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또 "불합리하다고 할지라도 양보는 여당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일했던 그는 "(여당은) 행정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검사분들은 협상을 할 일이 없는 직업이다보니 (윤 대통령이) 협상 자체를 정의롭지 못한 타협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것도 윤핵관한테 한 번 물어보시면, '원래 양보는 역사적으로 여당이 하는 일'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고민 부족, 국힘은 피해자 코스프레"
오마이뉴스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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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개시명령 관련 모두발언이 나온 날 '첨삭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다소 새로운 방식의 '저격'이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청와대에 있을 때 항상 이런 일(주요 현안)이 있으면 대통령은 모두발언으로 특정 사안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국민에게 보여드렸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 업무개시명령에 관한 윤 대통령 생각이 딱 드러날 테니까. 그런데 전혀 없더라. 너무 단순하게 '불법파업을 막겠다'는 주장만 있고 이 사안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해보였다.

차라리 '이게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좀 주고 싶었다. 또 제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데, 지금 예결위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그 상황을 보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을 안 하는 쪽은 여당인데 (윤 대통령은 왜) 편협하게 한쪽만 보냐는 얘기를 하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 첨삭본을 보면 '산업 기반이 초토화되고 있다'를 '이태원 국정조사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바꿨다.

"국정조사 끝나는 날은 2023년 1월 7일로 정해져 있다. 국회 예산 심의가 끝나야 실질적인 조사에 들어갈 수 있고, 그 전은 준비기간이다. 그런데 예산 심의가 늦어지면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기간이 줄어드니까. 결국 현재 상황은 의도적으로 국정조사를 형해화하려는 여당의 시도가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 '국민의힘이 더 늦기 전에 각자의 위치로 복귀해달라'고도 변경했는데, 예산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국회 상황이 여야 협치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제가 속한 정무위도 국민의힘에서 예산 문제로 법안소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국회가 원활히 돌아가야 정부와 여당이 원하는 법안들도 처리한다. 그래서 보통 여당이 양보해서라도 야당을 설득해 국회를 운영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본인들이 소수당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또 법안이 없어도 소위 말하는 시행령 통치나 기타 다른 방식으로 정부가 돌아가고 있으니까 본인들은 (협치가) 크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국회 상황을 '다수당의 횡포'란 프레임으로 만들어가려는 듯하다. 예산만해도 충분히 지도부끼리 협의할 수 있는 정도의 견해 차이가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걸 빌미로 여러 상임위 업무 자체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 앞으로도 그 상황이 쉽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국민의힘의 의사결정 거부에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수정하긴 했지만, 실제로 당이 어떻게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려운 상황은 맞다. 다수당이라고 무조건 다 단독 처리할 수도 없고, 시급하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을 걸어서 해야할 사안이 많지도 않고. 저는 예산안 협상을 통해서 의사일정 전반을 다시 합의해야 되지 않나 싶다. 12월말까지 예산안이 처리 안 되면 저희뿐 아니라 여당도 같이 비난받을 테고, 실제로 불편한 부분이 있으니까 합의는 되긴 될 거다. 그래서 정기국회 기간(12월 9일까지)은 합의 되는 수준까지 하고, 1월 임시국회를 잡아서 (법안 처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 그렇게 논의가 진행되면 바람직하겠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 문제도 변수다.

"'해임 건의냐, 탄핵이냐'가 좀더 큰 변수이긴 하다. 원래 민주당이 진행하려고 했던 대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여야 서로 싸우면서라도 국정조사가 진행은 될 수 있을 텐데 원래 계획과 달리 탄핵안을 소추하면 여당이 국정조사에 불참할 가능성이 좀 크다. 그러면 일이 더 커질 텐데... 탄핵도 아직 의원총회에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터라 전체 상황을 좀더 봐야한다."

"검사 출신 대통령, 윤핵관에게 두 가지 물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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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을 방문, K2전차 등 전시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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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봤던 국회, 국회의원이 된 후 보는 국회가 다를 것 같다. 이 경험에 비춰볼 때 윤 대통령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두 가지 있다. 국회는 정부가 낸 법안을 그대로 처리하고, 예산안을 그대로 수리하는 곳이 아니라 행정부와 별도로 존재 목적을 가진 입법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의정활동을 안 해보셔서 그런지 국회를 잡음만 일으키고 반대만 하는 기관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여당 의원 중에서도 대통령과 다르게 국회의 역할을 생각하는 분이 있을 테니, 우리 '윤핵관'님들하고 잘 좀 얘기해서... 지금은 아예 '국회가 불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정쟁의 장으로만 생각하니까 야당으로선 더 감정적으로 불편함이 생기는 거다.

두 번째는, 양보는 여당 몫이다. 불합리하다고 할지라도. (여당은) 행정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예산안만 해도 지금 600조 원이 넘는데, 실제로 국회에서 바뀌는 건 몇 조 원이다. 정치에선 100% 다 얻으려고 하면 안 되는데, 원래 검사분들이 협상이라는 걸 할 일이 없는 직업이지 않나. 본인은 기소하고 법원이 판단하면 끝이니까. 그러다보니 (윤 대통령이) 협상 자체를 정의롭지 못한 타협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것도 윤핵관한테 한 번 물어보시면, '원래 양보는 역사적으로 여당이 하는 일'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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