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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물가 급등세 주춤하지만···"내년 초까지 5%대 상승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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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5.0%↑···7개월來 최저

채소 등 수급 개선 속 휘발유값 떨어져 상승폭 둔화

농산물·석유 뺀 근원물가는 4.8% 올라 고공행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23% 뛰어 아직 안심못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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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5.0%를 기록해 올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5%대 상승률이 절대적으로 낮은 수치는 아니더라도 7월(6.3%)을 정점으로 물가 오름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8% 올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과 통계청도 당분간 물가가 5%대 수준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 올랐다. 10월 물가 상승률(5.7%)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0.7%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소비자물가 추이를 보면 2월까지 3%대에 머물다가 3월(4.1%) 4%대로 올라선 뒤 5월(5.4%)에는 5%대까지 뛰었으며 7월(6.3%) 정점을 찍고 점차 오름세가 완만해지다가 지난달 들어 하락 폭이 더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11월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0.3%를 나타내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낮아졌다. 김희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배추와 같은 채소류와 과일류가 전반적으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파(27.5%)와 무(36.5%), 감자(28.6%), 닭고기(10.2%) 등은 전년 대비 가격이 상승했지만 상추(-34.3%), 오이(-35.3%), 호박(-34.9%), 쌀(-10.0%) 등은 값이 크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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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와 가공식품 등을 포함한 공업 제품도 지난달 5.9% 올라 전월(6.3%)과 비교해 상승 폭이 작아졌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5.6% 높아지며 전월(10.7%) 대비 상승세 둔화가 크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경유(19.6%)와 등유(48.9%) 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휘발유 값은 전년 대비 6.8% 하락했다. 가공식품 항목에서는 빵(15.8%)과 스낵과자(14.5%)의 상승 폭이 컸다.

이밖에 개인 서비스는 지난달 6.2% 올라 전월(6.4%) 대비 오름세가 다소 축소됐고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 분야 상승률은 올 10월 공공 요금 인상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달 물가가 꺾이기는 했어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8% 올랐다. 지속적으로 상승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앞서 10월 근원물가 상승률도 4.8%로 2009년 2월(5.2%)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도 지난달 전년보다 4.3% 오르면서 2008년 12월(4.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당분간 일시적 수급 개선으로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끈적끈적한 물가’ 동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은행도 내년 초까지는 5%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11월 물가가 둔화한 것은 지난해 농산물·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이라면서 “원유(原乳) 기본 가격 인상 등에 따라 우유·빵 등 관련 품목의 가격이 추가 상승해 내년 초까지 5%대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경기둔화 확대 등이 물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당분간은 현재 수준에서 물가가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 압력이 크지 않고 내년과 올해 상당히 높았던 물가의 역(逆)기저 효과까지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는 지금보다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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