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도이치 주가조작 선수 “매도” 지시하자…7초 뒤 ‘김건희 계좌’ 실행

댓글 1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구속된 ‘김건희 파일’ 작성 의심자 재판정에

김건희·권오수·김아무개 주고받기 신문에 “모른다”


한겨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6월27일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한 공군 1호기에서 자료를 검토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있는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해줘”(김아무개), “준비시킬게요”(민아무개), “매도하라 해줘”(김아무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고 판단한 2010년 11월1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증권계좌를 관리하던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블랙펄) 임원 민아무개(구속)씨와 주가조작 ‘선수’인 전직 증권사 직원 김아무개(구속기소)씨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씨가 “매도”를 지시하고 7초 뒤,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를 주당 3300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이뤄졌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재판에는 전날 밤 구속된 민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씨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1년 만인 지난 29일 돌연 귀국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당시 주식거래 내역 여러 건을 공개하며, 민씨를 상대로 김 여사 명의 주식거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2010년 10월28일 김건희 계좌에서 10만주가 나오고 김아무개가 매수했다. 29일에는 권오수가 6만주 매수했는데, 11월3일에 그 6만주를 김건희 계좌로 매수했다. 11월4일에는 또 다른 김아무개 계좌에서 (주식이) 나오고, 이를 다시 김건희 계좌에서 10만주 매수한 상황이다. 이런 주고받는 거래가 왜 일어났나”라고 물었다. 그러나 민씨는 “모른다”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민씨는 지난해 검찰이 블랙펄에서 압수한 노트북에서 발견한 ‘김건희 엑셀 파일’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8월에 이어 해당 파일 일부가 법정에 다시 공개됐다. 2011년 1월13일 기준 김 여사 명의 대우증권·토러스투자증권 계좌 인출액(각 9억6천여만원, 3천만원)과 잔액(각 1억4천여만원, 14억7천여만원), 현금 26억여원, 매각 주식 수량(6만105주)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검찰은 이 파일을 제시하며 “어떻게 블랙펄에서 미래에셋(당시 대우증권) 거래 내역을 정리할 수 있느냐”며 김 여사 증권계좌를 관리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민씨는 “처음 보는 파일이고 모르는 내용”이라면서도 “당시 김아무개(매도 문자메시지 당사자)가 사무실을 방문해 수기로 적은 내용을 주고 엑셀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와 커피를 마시고 (파일을) 프린트한 것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커피 마시고 프린트한 것은 기억을 하느냐”며 선별적 기억을 문제삼기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거래가 작전세력끼리 물량을 돌리는 통정매매, 자기 주식을 자신에게 팔고 사는 자전거래 등 주가를 띄우는 시세조종 수법으로 판단했지만, 이날 민씨는 계속해서 “블록딜”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장이 끝난 후에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의미하는데, 민씨가 말하는 블록딜은 장중에 이뤄졌다.

민씨의 부인이 계속되자 재판부가 직접 “2011년 1월13일께가 주가가 제일 급등했던 때가 맞지 않느냐. 이 파일을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 같아서 물어보는 것이다. 주식 매각하고 운용수수료를 떼어간 것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민씨가 말하는 블록딜이) 통정매매인지는 별도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민씨가 갑자기 귀국하며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두고 온 이유, 미국 도피 전 참고인 조사 때는 통정매매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가 귀국 뒤 진술을 바꾼 이유 등도 추궁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네이버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클릭!]
▶▶당신이 있어 따뜻한 세상,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어떤 뉴스를 원하나요?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