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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위기 극복하라" 대기업 재무·전략통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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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위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재무·전략통을 전진배치하는 연말 인사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기대응에 강점이 있는 이들을 통해 보수적인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전날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전략통을 대거 중용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CFO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SK(주)는 재무통인 장동현 부회장이 유임된 가운데 이성형 CFO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CFO 역할을 강화해 재무구조와 사업포트폴리오 최적화, 관리 기능을 총괄하도록 했다.

윤풍영 SK C&C 대표 역시 CFO 출신이다. 윤 대표는 SK텔레콤에서 CFO를 역임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쉴더스의 인수·합병(M&A)에 참여했다.

박성하 SK스퀘어 대표는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SK스퀘어 주요 자회사 지분 매각을 포함해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물색해 회사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중 SKIET 대표와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 역시 재무 전문가이자 전략통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중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1명만 교체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 20%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 해운·물류회사다. 이규복 신임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재무와 전략기획 전문가다.

이 대표는 현대차 미주지역 생산법인 CFO를 거쳤으며, 수익성 중심의 해외권역 책임경영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를 이끌었다. 그는 프로세스혁신사업부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 프로세스 전반의 혁신을 담당해왔다.

LG그룹도 최근 인사에서 재무라인들이 대거 약진했다. 차동석 LG화학 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재무건전성, 위기대응 등을 담당해왔다. 이 밖에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부사장, 이남준 (주)LG 재경팀장과 박지환 LG CNS CFO는 각각 전무가 됐다. LG전자와 LG화학 CFO를 거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는 유임됐다.

최근 인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하범종 (주)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과 배두용 LG전자 대표(부사장)도 CFO다.

이태형 (주)GS 재무팀장 겸 PM팀장은 최근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GS그룹 사업 전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새로운 사업 발굴을 지원해왔다. 이번에 그는 그룹 전반의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 지원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상혁 한국조선해양 회계부문장은 전무로 승진하면서 현대삼호중공업 재경부문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무 안정성과 동시에 위기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재무·전략 출신 CEO들을 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 기자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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