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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당과 협치하랬더니…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한 국힘 출신 전북도 정책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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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7월 29일 전북도청 회의실에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박성태 정책보좌관(오른쪽)에게 임용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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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도지사는 7월 취임 직후 박성태 전 국민의힘 전주시병 당협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임기 1년짜리 전북도 정책협력관(개방형 임기제 공무원 3급)으로 임명했다. 여당과 협치를 하겠다는 게 명분이었다. 당시 김 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아든 박 정책협력관은 "여야 협치 차원의 자리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여당의 예산이나 정책 등을 챙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랬던 그가 공직 입문 5개월도 안 돼 '사고'를 쳤다. 그에게 지급된 업무추진비를 부당 사용한 게 들통이 난 것이다. 당장 전북도 안팎에선 "이런 인사에게 여당·정부의 가교 역할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박 정책협력관은 임용 직후인 7월 29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총 98차례에 걸쳐 840여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다. 한 달에 210만 원꼴로 사용한 것이다. 사용 금액으로만 보면 크게 지적받을 만한 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업무추진비 사용 건수 중 35건의 사용 내역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점이다. 박 정책협력관은 특정 단체와 도내 역점 시책 홍보 등의 명목으로 수시로 오찬과 만찬을 함께 했다고 적어냈는데 모두 허위였다. 실제 업무추진비 사용 대상은 대부분 도청 직원이나 국민의힘 당직자였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박 정책협력관은 이날 전북도의회와 전북도청 기자실을 잇달아 방문해 "업무추진비를 잘못 사용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 송구하게 생각하고 사용 목적의 오류가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러면서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정책협력관의 사과를 두고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는 힐난도 나왔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허위 기재를 '오류'라고 표현하면서다. 박 정책협력관의 부적절한 처신과 자질론이 도마에 오르자, 그를 김 지사에게 추천했던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은 6일 전북도의회를 찾아 유감의 뜻을 밝히기로 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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