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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청담·방배·반포 '청약 큰장'… 내년에 내집마련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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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주택 청약 큰 장이 선다.'

지난달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구입자금 보증 지원 대상을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중도금대출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이어서 자금 동원 능력이 낮은 청약 대기자의 기회가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마침 심각한 '공급 가뭄'을 겪던 서울에서 최근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장위4구역(장위자이레디언트) 등을 시작으로 분양 물량이 나와 수요자의 관심이 높다. 내년에도 반포·청담·방배동 등 서울 강남 핵심지는 물론 동작구, 은평구, 서대문구 등에서도 굵직한 단지가 잇달아 쏟아져 분양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담동에서는 청담삼익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청담르엘' 일반분양이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1980년 준공된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 1261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전체 물량 가운데 17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아파트는 강남의 대표 부촌인 청담동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다. 지하철 청담역도 걸어서 7~8분 거리이며 삼성동·압구정동 등과도 가까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전용면적 171㎡ 이상 펜트하우스 4채가 일반분양으로 나와 '찐부자'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단지 시세를 감안해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위치한 '청담자이'는 지난 9월 전용 89㎡가 36억5000만원에 매매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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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과 잠원동에서도 각각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와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가 내년에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반포15차는 전체 641가구 가운데 26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풀린다. 신반포4지구에서는 3307가구 가운데 23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래미안원펜타스는 재건축 이후 규모(641가구)는 작은 단지다. 하지만 입지로 보면 반포대교 서쪽의 내로라하는 단지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아크로리버파크에 둘러싸인 이 아파트는 외국인 학교인 덜위치칼리지, 서울 강남권의 유일한 사립 초등학교(계성초) 등을 끼고 있다. 반포중과 가깝고, 길 하나를 건너면 세화여고와 세화여중이 있다. 9호선 신반포역도 바로 앞에 있다.

이 아파트는 기존 5층 아파트 시절 중대형 평형(146~217㎡)으로만 구성돼 있어 재건축 사업성이 꽤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비업계에선 현재 이 지역 '대장'인 래미안원베일리보다 오히려 뛰어나다는 얘기도 나오는 만큼 재건축 이후 고급화에 얼마나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분양가는 래미안원베일리(3.3㎡당 5760만원)보다 높은 6000만원대 초반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신반포 메이플자이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래미안원베일리와 함께 '반포 대장주'로 거론되는 사업지다. 신반포 8·9·10·11·17차, 녹원한신, 베니하우스 등 7개 아파트와 상가 단지 2개를 통합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단지 남쪽 반포자이와 함께 거대한 '자이 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경부고속도로 입체화 등 미래 개발 호재도 꽤 있다. 이 단지는 특히 한강이 보이는 스카이브리지가 특징이다. 단지 내 2개 동(210동·211동) 옥상을 다리로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에는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선다.

방배동에서도 대규모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방배6구역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래미안 원페를라'가 분양될 예정이다. 총 1097가구 가운데 49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배정됐다. 지난해 8월 말 착공식을 열었고 공사기간이 34개월로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조합원 분양을 신청한 방배5구역(디에이치방배) 역시 내년에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물량은 3080가구로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 단지는 일반분양만 1686가구에 달한다. 방배5구역 전용 59㎡ 분양가는 11억~12억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용 84㎡는 15억~1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5구역은 규모 외에 입지도 우수하다. 이수역(4·7호선)과 내방역(7호선) 사이에 위치하고, 2호선 방배역도 걸어서 가기에 무리가 없다. 방배초·이수초·이수중 등 학교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강남 테헤란로까지 직선으로 연결하는 서초대로를 끼고 있어 도로 교통도 좋다. 6구역은 5구역보다 규모가 작지만 입지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내방역과 이수역 사이에 있고, 서문여중·서문여고와 가깝다.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비강남권에선 이문1구역(래미안라그란데)과 이문3구역(이름 미정)이 최대 기대주다.

이문로를 사이에 두고 이문1구역과 마주 보는 이문3구역은 이문·휘경뉴타운에선 핵심이다. 사업지 규모가 15만7942㎡로 이문·휘경뉴타운 가운데 가장 크다. 1호선 외대앞역 역세권이고, 단지 북쪽에선 신이문역도 걸어서 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4321가구 중 전용 20~139㎡ 1641가구를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이문3·4구역에는 다소 밀리지만 이문1구역도 입지가 좋은 편이다. 한국외국어대와 맞닿아 있고 서쪽으로는 천장산을, 북쪽으로는 의릉을 뒀다. 다만 의릉 주변이어서 층수 제한에 걸려 아파트를 8층까지만 올릴 수 있다. 총 306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921가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문1구역과 3구역은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 분양가(3.3㎡당 2834만원)와 비교해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평구 대조1구역(힐스테이트메디알레)도 눈에 띈다. 2451가구 중 48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아파트의 강점은 뛰어난 교통 입지다. 3호선 불광역과 연신내역, 6호선 역촌역과 구산역이 모두 가깝다. 특히 연신내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들어올 예정이다. 대은초가 바로 옆인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사실도 또 다른 장점이다. 분양업계에선 전용 59㎡ 기준 6억5000만원 안팎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은13구역(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과 연희1구역(연희SK뷰), 상도11구역(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내년 분양을 준비 중이다. 연희1구역은 가재울뉴타운에 붙어 있고,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서부선이 내년 착공해 2028년 계획대로 개통한다면 명지대역도 이용할 수 있다. 홍은13구역과 상도11구역은 지하철역에서 약간 멀다는 점이 단점이다. 각각 409가구, 771가구가 일반분양 시장에 나온다.

이들 단지는 원래 올해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그러나 사업 계획이 연기되면서 대부분 일정이 밀렸는데 내년엔 상당수가 일반분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사례처럼 계속 늦춰지면 조합원 부담만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서울에서도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가리지 않고 유망 단지가 분양 시장에 쏟아지면서 '수싸움'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둔촌주공, 장위4구역뿐만 아니라 이후 시장에 나올 '알짜 단지' 당첨 가능성까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청약통장 가입자 수(청약예금과 부금 제외)는 389만명에 달한다. 분양업계에선 이 가운데 실제로 청약에 나설 수 있는 실수요자는 20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시장을 지켜보며 청약통장을 아껴놓고 있는 무주택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내년 1월엔 전용 84㎡ 이하 평형에서도 추첨제 물량이 나오기 때문에 1주택자도 분양 시장에 적극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상황이 좋지 않지만 청약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며 "분양 가격이 어떤 수준일지 등에 따라 인기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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