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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문수 "안전운임제는 희한한 제도"…野 "경사노위가 태극기 부대 대장 노릇"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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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계속 반복되는 화물연대 운송 거부는 명백하게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른 법의 규율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노조법상 불법은 아니다"라며 화물연대 파업의 불법성 판단을 피한 것보다 더 나간 입장이다. 노사 간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할 경사노위가 한쪽 편에 서며 대화와 타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 금지 협약에 위배될 위험은 없나'라는 질문에 "ILO 이야기대로 되는 나라가 미국도 없고 세계적으로 없다. 다 규약을 적용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헌법에 맞냐는 점이 중요하다"더니 이같이 말했다.

안전운임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그는 "문제가 많은 제도다. 문제가 많기 때문에 계속 논란이 일어나지 않나"라며 "법인택시도, 우리도 안전운임제 해주라든가 다 이렇게 나오면 이게 되겠나 그래서 안전운임제가 어떤 효과가 있고 정당한지, 세계적으로 이런 제도가 없다. 이 희한한 제도를 도입해서 계속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걸 해결하지 않은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했다. 이 역시 '안전운임제 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전날 대통령실 입장보다 한 발 앞서나간 답이다.

'안전운임제를 아예 폐지하겠다고 하면 협상의 여지가 줄어들고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지 않겠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경사노위의 역할도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경사노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강 대 강으로 간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원희룡 장관에게 있나. 무조건 집단 운송거부를 하고 그게 9일째다. 그러니 강 대 강으로 나가는 거"라고 정부 편을 들었다.

전날 있었던 경사노위 자문단 회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그는 "파업이나 운송거부로 인해서 국민에게 불편과 국가 경제에 큰 어려움을 끼치는 건 매우 우려스럽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불법과 타협이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화물 운송 노동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건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동의한다는 이야기가 주로 오간 셈인데 이는 전날 경사노위가 발표한 자문단 회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경사노위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자문단은 최근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시멘트 운송차질, 레미손 생산 중단에 따른 건설현장 애로, 유류 공급 애로 등이 발생하는 등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 생기고 국민 생활에 불편이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며 "이와 관련해 대통령 및 정부의 '화물연대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업무개시명령 등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지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경제위기 극복과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에 대해 범부처의 엄밀한 대응에 더해서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노사관계 전문가 등이 문제 해결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자문단은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원칙적인 대응과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는 화물차 안전운임제의 효과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다음 주 초에 관련 전문가 등을 추가하여 제2차 확대자문단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사노위는 또 "불법 노동현장 등에서 국가 공권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공유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쓴 "대통령이 '불법과 타협 없다'며 업무복귀 명령을 발동하니까, 파업 현장에도 국가 공권력이 살아나고 있다. 민노총의 기획총파업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장기전에 대비해서 노사관계 정상화의 결실을 거둬야겠다"는 글과 흡사한 내용이다.

김 위원장과 경사노위의 행보에 대해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사노위가 윤석열 정권의 홍위병을 자처하고 나섰다. 노정 간 중심을 잡고 중재해야 할 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과 자문단이 정부의 반노동 기조를 두둔하고 화물연대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한 것"이라며 "정의당은 김문수 위원장 경질과 자문단 해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경사노위가 할 일은 정부, 기업, 노동자 간의 사회적 대화를 관리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그런 경사노위가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었다. 김문수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현장에서 공권력이 살아나고 있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둥 마치 노동자와 전쟁이라도 벌이는 양 태극기 부대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과의 대화에 일말의 의지가 있다면 또한 경사노위를 태극기부대 전초기지로 만들 것이 아니라면 지금 김문수 위원장을 경질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며 "정부는 경사노위를 바로잡고 그 본연의 역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프레시안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방문, 손경식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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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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