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재벌가 3세·연예인·직장인… ‘유학생 네트워크’ 이용 마약 밀매 적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재미교포인 B씨가 밀매한 대마. B씨는 대마를 액상으로 만들어 주사기에 담은 뒤, 전자담배 용기에 주입해 판매했다. /서울중앙지검


남양유업과 효성그룹 등 재벌가 3세와 연예인, 대기업 직장인 등이 해외 유학 생활을 하며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재미교포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마약을 공급받아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손자인 홍모씨와 가수 안모씨 등 7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효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조모 DSDL(옛 동성개발) 이사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씨의 집안은 효성그룹과 이미 40여년전에 계열분리되어 사업적으로 현재의 효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를 재배한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A씨가 누구에게 마약 판매·알선을 했는지 경찰의 수사가 부족했다고 판단해 보완 수사에 나섰고, 남양유업 집안 홍씨 등 4명에게 대마 공급 등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 수사 결과 홍씨는 재미교포 B씨로부터 대마를 주기적으로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홍씨가 조씨와 JB금융그룹 집안 사위 임모씨에게 대마를 판매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씨가 마약을 매매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서울중앙지검


가수 안씨는 대마를 구입·흡연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직접 대마를 재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지 방 안에 대마 재배 시설을 마련해 대마를 키우고, 거실에 대마 줄기 등을 장식으로 걸어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마 소지·매수·흡연한 혐의로 기소했지만,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대마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유학을 하거나 국내 유학원에서 연을 쌓았으며 그 인연이 대마 구매·판매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최근 유행하는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판매처를 구한 것이 아니라 ‘유학생 네트워크’를 이용해 암암리에 대마 거래를 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피의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가수 안모씨의 집에서 발견된 대마와 대마 재배 장비. /서울중앙지검


검찰이 이번 대마 유통 사건을 적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월 10일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며 마약 유통 범죄에 대해 직접수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지난 8월 ‘검수완박법’ 시행을 앞두고 마약 유통 범죄를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경제범죄’ 범주에 포함시키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한국 대마사범 숫자는 매년 크게 급증하고 있다. 작년 단속된 대마사범은 3777명으로, 2012년 1042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집안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등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죄의식이 희박해지고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대마 유통사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내 대마 유입 및 유통 차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