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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 달 만에 물가 오름세 둔화…"한은 최종금리 '3.5%'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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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물가상승률 3.7%, 연준 금리인상에도 속도조절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 오름폭이 한 달 만에 둔화됐다. 물가 상승률은 내년 초까지는 5%대를 유지하겠으나, 하반기부터 하락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무역적자와 경기침체도 심화됐다. 이에 한국은행은 속도 조절을 유지하다 3.5%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전월 대비 0.7%포인트(p) 축소됐다. 상승률로는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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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사진=아이뉴스24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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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다가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10월 5.7%로 오름폭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5.5%로 전월(6.5%)보다 둔화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8%로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은 5%대를 유지했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하락하며 안정적 모습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제시한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3.7%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과 올해 상당히 높았던 물가 역기저 효과까지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는 지금보다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 또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둔화했는데, 이는 지난주 전망 당시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의 5.7%와 비교해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12월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물가 전망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향방도 3.5%를 고점으로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다. 한 차례(25bp)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을 멈춘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ReutersNEXT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종금리에 대해선 현재 불확실성이 높지만 11월 통방에서 언급한 그 가정대로 간다면 최종금리는 3.5%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11월 통방에서 언급한 가정은 내년 상반기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하반기부터 수출이 늘어나며 경제도 회복되는 경우다. 10월 빅스텝을 이끌었던 외환불안이 심화되는 등 예상 밖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속도조절을 유지하며 3.5%에서 멈춘다는 주장이다. 현재 변수는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이다. 다만 전날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선으로 하락하며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연준 또한 속도조절을 시사한 만큼 예상을 깨는 급격한 금리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11월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도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12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인상하는 빅스텝 행보가 유력하다.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밟았던 것이 비해 속도를 한 단계 늦추는 것이다.

미 연준이 내달 빅스텝(50bp 인상)을 밟으면 우리나라와 기준금리 차이는 1.25%p 차이로 벌어진다. 그러나 이 총재가 미 연준을 기계적으로 쫓지 않겠다고 시사한 만큼 연준과의 금리격차 만으로 급격한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간 금리 격차에 따른 환율 상승은 한 요인에 불과하고,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 절하는 위기가 아니다"라며 기계적으로 연준을 쫓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무역이 8개월째 적자에, 내년 경제전망도 1%대에 불과한 만큼 경기침체 우려도 반영해야 한다.

전문가들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에서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4.5%까지 올리고 1월부터는 물가도 내려간만큼 베이비스텝(25b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외금리차는 1.25%p로 벌어지는데,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를 3.5%에서 마감하고 내외금리차도 1.25%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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