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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신풍제약·신라젠, 롤러코스터 주가에 쏠린 시선…투자자도 전문가도 “이유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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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검찰이 납품업체와 거래내역을 조작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신풍제약을 15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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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주식시장에서 투자 열기를 일으킨 바이오 종목 신풍제약과 신라젠의 주가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두 회사는 핵심 신약 후보물질 관련 임상 실패 등 악재와 전·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등 갖가지 위기 속에서도 극적 회생을 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이들 두 바이오 종목은 주식시장에서 다시 조명을 받는 종목이지만,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전망이 ‘예측불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신풍제약우는 전 거래일 대비 1만2400원(29.88%)까지 오른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풍제약도 전일보다 10.85% 오른 2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풍제약 주가는 이틀간 급등락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검찰이 신풍제약 임원을 상대로 횡령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내려앉았다. 신풍제약은 2000년대부터 중반부터 10년간 의약품 원료사와 허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A씨가 57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또 비자금이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보고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의 아들 장원준 전 대표의 개입 여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다 지난 1일 신풍제약 주가는 돌연 10%대로 급등했다. 같은날 신풍제약우도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대낙폭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에 의한 일시적 주가 상승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종목 중 뜨거운 투자 열기를 보인 신라젠 역시 주가 낙폭이 컸다. 지난 10월 13일 2년 5개월 만에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신라젠은 거래재개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재개 둘째 날인 14일에도 또다시 상한가를 연속으로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17일 장중 한대 1만6550원을 기록하며 재개 후 최고가를 달성했지만, 이후 주가가 주춤하면서 완곡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주가는 9850원이다. 당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코스닥 시장으로 재진입한 신라젠은 거래 재개 이후 코스닥150 편입이라는 호재를 만나면서 또 다시 주가가 들썩였다.

두 바이오 종목은 주식시장에서 한때 바이오계의 ‘코인’이라고 비유할만큼 주가 상승폭이 컸다.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며 바이오주 신화로 불리웠다. 2019년 8월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중단 등 사유로 급격히 추락하기 전까지 ‘갓젠(God+신라젠)’이라고 불리우며 매수세가 몰린 종목이다. 2018년 4월 중순 신라젠의 주가는 10만원대를 넘나들기도 했다. 신라젠은 지난 5월 새로운 최대주주로 엠투엔을 맞아 자본을 확충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풍제약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인 피라맥스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2020년 9월 주가가 21만 4000원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치료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비자금 관련 수사 소식이 알려지며 현재 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신풍제약은 상장 폐지 위기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유가증권) 상장법인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금액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일 경우 거래소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 경찰이 추정한 신풍제약의 횡령·배임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신풍제약 자기자본(3743억원)의 6.7%에 이른다.

이들 두 기업은 바이오 업종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와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했다는 점, 주가 대폭락 위기를 맞고 재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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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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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이오 종목 특성 상 주가 기복이 크고, 예측할 수 없다는 점, 주가 상승과 하락의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종목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도 꽤나 투기심리가 강한 종목에 해당한다”면서 “주가가 막연히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다보니, 뚜렷하게 상승과 하락의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신풍제약과, 신라젠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내는 곳은 전무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전언이다. 특정 기업의 실적과 제품을 기반으로 한 투자의견과, 목표가가 제시되지 않아 정확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은 참고할 사항이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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