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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北 김여정 ‘막말’ 내뱉는 이유는…체제 위협 됐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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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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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분석한 결과, 체제 위협이 되는 사안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막말’ 사용 등 표현이 거칠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1일 발표한 북한 김여정 담화 분석 보고서에서 “김여정은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인식했을 때 직설적이고 원색적 비난을 담은 담화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2020년 3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 21건을 ‘원색적 표현 사용 여부’, ‘후속 조치’, ‘발표 대상’ 등 항목으로 분류·분석했다. 전체 담화 가운데 14건이 ‘원색적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3분의 2가 이른바 ‘막말 담화’였던 셈이다.

가장 최근 담화였던 24일 담화를 살펴보면 김 부부장은 “(남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며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한 바 있다.

막말이 포함되지 않은 담화 7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친서 사의 표명', '문재인 전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담화' 등으로 긍정적 신뢰나 단순한 의견을 표명하는 내용이었다. 반면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사안이 발생한 경우 발표한 담화에는 막말과 함께 수위 높은 위협과 경고가 포함됐다.

대북 전단 살포나 한미연합훈련, 선제타격 발언 등에 대응한 담화가 이에 해당했으며, 이 경우 담화 발표 이후 남북 연락 채널 차단이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김여정은 북한 체제에서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위에 있다”며 “김여정 담화는 김정은의 입장이라는 중요성과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여정 담화에 번번이 입장 표명을 하는 것보다 중요도와 필요에 따라 선택적이고 적절한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 방안”이라며 “천박한 수준의 맞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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