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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제 효과… 왜곡의 주체와 거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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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교섭이 결렬된 지 하루 만인 11월 29일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2004년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어쩌면 예고된 결과일지 모른다. 교섭에 앞서 국토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쪽의 갈등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엔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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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월 29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14조에 명시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연대 측이 국토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가 경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한 셈이다.

업무개시명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오늘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 시멘트 분야의 운송 거부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를 명할 수 있다. 화물차 기사들을 형사 처벌하거나 화물운송자격까지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을 위헌이라면서 거부했다.

일부에선 '예고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물연대가 지속해서 요구하는 건 올해 일몰되는 안전운임제의 '일몰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인데, '적용 품목 확대 없는 일몰 3년 연장'이라는 국토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논쟁❶ 국토부의 반박 = 정부는 화물연대 측이 주장하는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안전운임제의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고, 일몰 연장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추가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1년 '견인형 화물차' 사고 건수는 745건으로 안전운임제 도입 전인 2019년(690건)보다 8.0% 늘었고, 2020년(674건)에만 잠깐 줄었다.[※참고: 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전운임제는 2020년 1월 시행됐다.]

이처럼 안전 개선효과가 불투명한데도 화물차 기사의 월평균 소득은 늘고 노동시간은 줄었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근거는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시멘트 차주의 월평균 소득은 2019년 201만원에서 2021년 424만원(110.9%), 컨테이너 차주의 월평균 소득은 300만원에서 373만원(24.3%)으로 늘었다.

반면 월평균 노동시간은 시멘트 차주가 375.8시간에서 354.8시간으로, 컨테이너 차주가 292.1시간에서 281.3시간으로 줄었다. 쉽게 말해 안전운임제로 인해 안전은 담보되지 않은 채 화물차 기사의 소득을 늘리고, 노동시간은 줄여줬을 뿐이라는 거다.

■논쟁❷ 국토부의 빈틈 = 하지만 국토부의 주장엔 빈틈이 있다. 우선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따져보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부터 살펴보자.

화물연대는 2002년 출범 이후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했고,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집권 기간에도 안전운임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던 2016년 12월 박근혜 정부는 '강제성 없는 참고원가제 도입' '1년 뒤 강제성 있는 안전운임제'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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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속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에야 일정 부분 지켜졌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정한 3년 일몰형 안전운임제 도입' '일몰 1년 전 성과 평가를 통한 확대 시행'을 약속했고, 2년 후 안전운임제를 도입ㆍ시행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안전운임제의 실효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2016년 이후 보수ㆍ진보정권을 거치면서 합의를 토대로 '냉정한 검증'을 진행한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그럼에도 검증기간을 더 늘려야 했다면, 총파업 이전에 화물연대와 이를 협의해야 했다. 시간은 충분했고 창구는 열려 있었다. 하지만 국토부가 그런 노력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효과가 없다'는 주장에도 허점이 있다. 국토부는 '견인형 화물차'의 사고 건수가 늘었다는 걸 근거로 내세웠지만, 안전운임제를 적용한 건 견인형 화물차 전체가 아니다. 국토부가 주장하는 견인형 화물차는 3만5000대이고, 안전운임제를 적용한 화물차는 2만7500대(78.6%)다. 통계에 오류가 있다는 얘기다.

안전운임제가 안전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안전운임연구단에 따르면, 화물차 연식이 안전운임제 도입 전인 2020년 1월 10.56년에서 도입 후인 2021년 8∼9월 10.07년으로 줄었다. 적정 운임이 보장되면서 노후 화물차를 교체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안전이 보장될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화물차 기사의 월평균 수입이 늘고, 노동시간이 줄었다는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국토부가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측면이 없지 않아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안전운임제가 도입되기 전인 2009~2018년 컨테이너와 시멘트의 화물운송 운임이 각각 0.41%, 14.41% 깎였다. 화주가 화물운송 운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운임이 과하게 상승했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기준점'을 잘못 잡은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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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화물연대 총파업의 정당성이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외 경제 여건 악화로 국가 경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라는 요구를 끝까지 밀어붙여 물류난을 유발하고 있어서다. 당장은 아쉽더라도 국토부가 제시한 '기존 품목 그대로 3년 일몰 연장'이라는 기준선 안에서 합의를 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부와 화물연대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풀어낼 해법은 없을까. 김성희 고려대(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총파업의 책임을 운운하는 것보다는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을 받아들이고, 화물연대는 '일몰 3년 연장'을 받아들이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고 조언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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