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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예금이자 더 안 준대, 지금 넣자"…'예테크' 지난달 19조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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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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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다나 디자인 기자


11월 한달간 주요 은행의 예금 잔액이 19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달 예금금리가 올해 처음으로 5%를 돌파하는 등 크게 상승한 결과다. 정부가 은행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미 금리가 상당 수준 올라와 있어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흡수되는 '역머니무브'가 계속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1월말 기준 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9조710억원 증가한 827조2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금 잔액은 전월과 비교해 6472억원 감소한 38조3545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소액을 나눠 납입해 목돈을 모으는 적금보다는 목돈을 한번에 예치해 이자 수익을 볼 수 있는 예금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증시 조정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진 가운데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예테크(예금+재테크)'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금리는 이날 4%대 후반~5%대 초반에 형성돼 있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4.7%, 농협은행 '올원e예금' 최고금리는 5.1%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액 현금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예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예금금리는 사실상 동결됐지만 이미 금리가 높아 역머니무브가 지속됐다.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은행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현재까지 5대 은행 중 예·적금 금리를 인위적으로 인상한 은행은 없다. 시장금리 변동을 일 단위, 주 단위로 반영하는 몇몇 예금 상품은 금리가 떨어진 경우도 있다.

반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전달보다 18조5686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에서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늘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급여 계좌 등 수시입출식 통장으로, 금리가 0%대다. 은행이 가장 저렴하게 확보하는 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 상승, 잔액 증가가 순이자마진(NIM)을 위협하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난감하다.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완화하지 않아서다. 채권시장 경색 등 여파로, 금융당국은 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에 사실상 예금금리를 올리지 말아 달라고 직접 요청한 배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최고점을 탐색 중인 소비자가 여전히 많은 만큼 당분간 예금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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