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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영장심사 전날, 문 전 대통령 “서해 사건, 보고받고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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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문재인(얼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서해 사건) 수사에 대해 1일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입장문은 검찰이 지난달 29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일 예정돼있다. 서 전 실장은 2020년 9월 22일 오후 9시 40분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던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피살되자, 이튿날인 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자진 월북’으로 사건을 정리하며 기밀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9월 22일 오후 6시 36분 서면보고, 이튿날 오전 8시30분 대면보고 사이에 보고를 받지 않은 탓에,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의혹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반면에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해경·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안보부처의 판단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되었던 부처의 판단이 번복되었다”며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한다.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의 발표가 조작되었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며 “안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이 서해 사건의 ‘최종 승인자’를 본인으로 지목하면서 신·구 권력 정면충돌은 불가피해졌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검찰은 당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난데없이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잘못됐다”(양금희 수석대변인) “국민이 북한으로 넘어갔는데 명확한 증거 없이 자진 월북으로 판단했다는 문 전 대통령의 자백처럼 보인다”(김미애 원내대변인)며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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