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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역 사령탑의 입에서 ‘제로 코로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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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춘란 “전염병 퇴치 새로운 단계로”…방역 방침 완화 시사

경향신문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사령탑인 쑨춘란(孫春蘭) 부총리(사진)가 지난달 30일 “중국의 전염병 퇴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제로 코로나 방침 완화를 시사했다.

쑨 부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치명적이고, 많은 이들이 백신 접종을 받은 데다 코로나에 대한 예방 경험도 쌓이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은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쑨 부총리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제로 코로나’라는 단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거대 인구 탓에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여전히 더 많은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방역 통제 정책을 정당화해왔는데, 중국의 고위 관리가 바이러스의 성질 변화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쑨 부총리의 발언은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는 심각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첫 공식 인정”이라며 중국이 자국 경제를 옥죄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쑨 부총리는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끈 인물로, 중국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방역 현장에 그가 나타나면 어김없이 전면 봉쇄 조치가 뒤따른다고 해서 “봉쇄를 몰고 오는 노부인”이란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그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우한에 파견돼 현지 상황을 통제했고, 지난 8월 하이난성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방역 현장을 찾아 봉쇄 조치를 주문했다.

당국은 최근 고강도 봉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제로 코로나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원칙론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 광저우는 1일부터 하이주, 톈허, 바이윈 등 도심 9개 구의 전면적인 방역 봉쇄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수시로 진행해왔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중단하기로 했다.

광저우뿐 아니라 충칭과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도 감염 위험이 낮은 곳부터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할 예정이다. 과학·정밀 방역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위험 지역을 조정해 저위험 지역은 쇼핑몰, 슈퍼마켓, 호텔 등 상업시설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또 그간 예외 없이 시설에 격리했던 밀접접촉자 기준도 엄격히 적용해 조건에 부합할 경우 자가격리를 허용하기로 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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