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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학생시절 노동운동 투신했던 원희룡, 파업 저지 최일선에서 ‘총대 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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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장관으로 연일 강경 발언

과거 “사회주의 붕괴에 충격”

차기 대권 향한 선택 분석도

경향신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서울 구로차량사업소를 찾아 철도노조 파업에 대비한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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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 국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부 관료는 주무부처의 수장이자 정치인이기도 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1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원 장관은 총파업 시작일인 지난달 24일을 전후로 하루 2~3곳의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의 경우 원 장관은 오전엔 서울의 한 물류회사에 들러 파업에 따른 수송차질 현황 등을 파악하고, 오후엔 파업으로 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이 중단된 둔촌주공 공사현장에 들렀다. 저녁엔 한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국무회의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등에도 참석하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에서 발표자로 나서거나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백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강행군’이다. 다만 그는 화물연대 조합원을 만나거나 집행부를 만나 입장을 듣는 등의 일정은 한 번도 없었다.

화물연대를 향한 발언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백브리핑에서 원 장관은 “이런 식이면 대화할 필요도 없다”는 말을 시작으로 “유가보조금 지급 재검토” “민사상 손해배상도 심도 있게 고려 중” “안전운임제 폐지를 포함한 다각적 검토 필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안전운임제에 대해 자신(화물연대)의 입맛대로 고정시키고, 맘에 안 들면 생산수단 중단시키는데(운송거부하는데) 아무도 책임 안 지고 이런 것은 전 세계 아무 곳도 없다. 사회주의 국가에도 이런 것은 없다”고 말해 색깔론적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동계에서 ‘노조 혐오자’로 비판받고 있는 원 장관은 과거 학생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한 전력이 있다. 그는 제주지사 시절인 2014년 주간경향 창간기획 인터뷰에서 “대학생이 된 뒤 민주주의는 교과서에만 있고 현실에는 없구나 싶었고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 학내 서클에 가담하고 시위에 앞장서다가 연행돼서 정학을 맞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어차피 학교도 못 나가는데 이참에 노동현장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노동자나 일반 민중들의 의식이 깨어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민주화가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구로공단에 취업했던 이력과 이후 노조 결성을 목적으로 인천의 한 공단에 취업한 이력 등을 소개했다. 원 장관은 구로공단을 “인생 최고의 대학”으로 꼽기도 했다.

한때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그가 변신하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당시 인터뷰에서 원 장관은 “(노동운동관이 바뀐 것은)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는 게 결정적이었다”며 “폭력적인 투쟁방식에 고민했고, 그래서 얻은 결론이 앞으로는 이념의 절대적인 틀과 집을 짓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민주노총에 대해 “기득권” “귀족노조” 등의 비판을 일관적으로 제기했다. 이를 근거로 원 장관이 노동운동 자체를 혐오하기보다 민주노총이라는 특정 단체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이 강성발언 등으로 표출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차기 대권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진영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기 때문에 화물연대에 강경대응을 하면 할수록 정부 입장에서는 지지세력이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원 장관의 경우 현장을 돌며 주무장관으로서의 본업에 충실함은 물론 의도하지 않더라도 본인의 인지도 상승 및 보수진영 내 이미지 구축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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